[뉴스토마토 이원석 기자] 농협중앙회가 신용(금융)사업을 먼저 분리한 다음 경제(농축산물 유통)사업을 떼어내는 '2단계 신경 분리 방안'을 마련했지만 구체적 방법론에서 정부와 입장차가 커 진통이 예상된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15일 서울 충정로 본사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농협 신용-경제 분리를 내용으로 하는 '농협중앙회 사업구조 개편안'을 의결했다고 19일 밝혔다.
개편안의 주된 내용은 농협이 2012년 신용사업 부문을 금융지주회사로 독립시킨 뒤 경제사업은 2015년 경제지주회사로 분리한다는 것.
이는 금융지주와 경제지주를 2011년까지 한꺼번에 독립시킨다는 정부 구상과 일치하지 않는다.
농협 관계자는 "경제사업은 조합의 자립 기반 구축, 산지유통 활성화 등이 완료되는 2015년에 지주회사로 전환하되 충분한 자금 지원 등 여건의 성숙도에 따라 시기는 단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 또 경제사업 분리 시 자립 기반을 닦으려면 9조6000억원 가량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 중 6조원을 지원해줄 것을 정부에 요구하기로 했다. 나머지 3조6000억원은 조합원의 추가 출자, 내부 유보금 등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는 앞으로 자산 실사 등을 거쳐야하는 만큼 당장 지원 규모를 결정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 지원금을 신용과 경제사업 중 어느 쪽에 투입하는냐도 관건이다.
농협은 신용사업을 떼어내 만들 금융지주회사는 자율성 확보를 위해 100% 농협 지분으로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농협계혁위원회는 '농산물 유통의 활성화'가 농협의 본업인만큼 현재의 중앙회 자본금을 경제사업을 분리해 만들 경제지주회사에 먼저 투입해야한다는 주장이다.
명칭사용을 놓고도 논란이다. 농협개혁위원회는 농협중앙회의 명칭은 지금대로 유지하고 상호금융 부문은 상호금융연합회로 가자는 입장이지만 농협은 현행대로 하되 전담 대표이사를 두자는 입장이다.
농협은 27일께 대의원총회를 열고 이사회가 결정한 신경 분리안을 최종 확정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종적인 신경 분리안은 정부의 안과 농협의 의견이 절충된 형태가 될 것"이라면서도 "농협 의견을 그대로 받아들이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농협 노조는 농협중앙회의 신용-경제사업 분리를 저지하기 위한 투쟁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반농업ㆍ반협동조합 신경분리 저지 공동투쟁본부는 지난 17일 결의대회를 통해 "농협 신경분리는 농협개혁을 빙자해 농업을 말살하려는 협동조합 구조조정의 또 다른 수단일 뿐"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