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출시 석달만에 가입자수 200만명을 돌파했고 가입금액은 2조원을 넘어섰다. 오는 14일 출시 3개월을 맞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다. 정부가 '국민 재산을 불리겠다'는 취지로 내놓은 야심작이었던 만큼 은행·증권사·보험사 등 금융업계가 초기 흥행에 집중한 결과다. 본격적인 진검승부는 이제부터다. 증권사의 ISA 시장 선점을 독려한 금융투자협회는 하반기 'ISA 시즌2' 추진에 집중하고 보다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가입대상 확대와 세제혜택 증대, 중도인출 허용 등을 골자로 한 개선방안을 당국에 건의할 방침입니다.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라 쉽지 않겠으나 분위기를 조성하는 역할부터 우선해나가려 합니다."
성인모 금융투자협회 WM지원본부장은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출시 3개월이 '골든타임'"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부족하다고 인정되는 부분은 시행 초기부터 바로잡는 게 맞다는 얘기다.
앞서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하반기 ISA 시즌2를 내놓겠다고 한데 따른 후속 작업에 돌입하는 것이다. 지난 3월14일 출시된 ISA는 현재 신규가입 증가속도 둔화세가 뚜렷해 지며 세제편익에 대한 재논의가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증권사 가입자수의 경우 매주 1~2%씩 점유율이 줄고 있어 위기감이 고조된 게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ISA는 당초 국민재산 증식을 목적으로 설계됐는데 수익률 제고, 세제편익을 통한 재산 증식 효과를 거의 누리지 못하는 형태"라고 말했다. '만능통장'이란 별칭을 더 이상 붙이지 못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납입한도가 연간 2000만원 이하로 묶여있고 5년의 의무가입기간이란 점도 제약 요인인데다 절세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금액이 투자 수익의 200만원으로 제한돼 타이틀이 무색해졌기 때문이다.
성인모 본부장은 "원리금보장상품만으로는 노후 대비가 어려운 현실에서 금융상품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금융환경도 시시각각 변한다"며 "금융투자업계가 쌓은 노하우를 통해 국민 자산관리를 도우려는 취지를 살리려면 현 제도로는 부족하다. 유연성을 늘리는 제도개선은 장기과제가 될지언정 반드시 해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달 말 ISA 수익률 비교공시 시작과 맞물리면 올 하반기 증권사에 더 없는 기회가 찾아올 것이란 관측도 내놨다. 오는 30일 ISA 수익률 공시로 금융투자업계의 운용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수익률 공개를 시작으로 내달부터 계좌이동제가 시행되면 은행권 계좌를 증권사로 이동시킬 유인이 될 것이란 진단이다.
그는 수익률 중심의 시장이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 초기 수익률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평가를 내놨다. 아울러 "초기 평가에 있어 '특판효과'에 따른 인위적인 수익률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단기 수익률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초기 특판상품으로 수익률이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ISA 출시 3개월을 맞아 성인모 금융투자협회 WM지원본부장을 만났다. 그는 "출시 3개월은 '골든타임'"이라며 "부족하다고 인정되는 부분은 시행 초기부터 바로잡는 게 맞다"고 말했다. 사진/차현정기자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