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영준기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의 핵심으로 꼽히는 지원금 상한제 조기 폐지를 두고 정부내에서도 불협화음이 생기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상한제의 폐지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진 방송통신위원회가 다시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는 등 갈피를 잡지못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3년 일몰로 운영되고 있는 지원금 상한제를 손보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반면 청와대와 기획재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지원금 상한제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12일 방통위에 따르면 정부는 지원금 상한제 개선방안에 대해 실무차원에서 필요성과 대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여기서 실무차원이라는 것은 방통위 사무국 차원에서 지원금 상한제와 관련해 이해당사자들의 의견 수렴을 진행했다는 의미다. 때문에 방통위원장이나 상임위원들에게는 지원금 상한제와 관련된 보고가 올라가지 않았다. 방통위 관계자는 "(지원금 상한제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방통위 차원에서 아직 논의되거나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현재 33만원으로 규정된 지원금 상한제가 조기 폐지를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사진/뉴스1
방통위가 지원금 상한제 개선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폐지에는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내년 10월이면 자연스럽게 사라질 지원금 상한제를 굳이 조기 폐지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원금 상한제를 통해 나름 긍정적인 효과를 봤고, 내년이면 사라질 조항을 손볼 필요성에 대해 방통위가 공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와 기재부는 그러나 내수진작을 위한 카드로 사실상 지원금 상한제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청와대와 기재부는 현재 33만원인 지원금 상한액을 단말기 출고가 이하로 바꾸려 한다. 이렇게 되면 지원금 상한제가 유명무실해진다. 사실상 폐지 수순이다. 특히 단통법에서 지원금 상한제를 조기 폐지하기 위해서는 국회를 거쳐야 하지만, 지원금 상한액을 규정하는 것은 방통위 고시만 개정하면 된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고시 개정을 통해 손쉽게 지원금 상한제 폐지 효과를 거두려는 것"이라며 "단통법 취지에 위배되는 조항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