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일로 해외수주, 작년 대비 40% 급감…건설사들 어쩌나

중동·아시아 등 발주 감소로 수주액 급감
실적 부진 건설사들, 먹거리 부족 우려

입력 : 2016-06-15 오후 4:19:59
[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지속되는 저유가 여파로 해외건설 수주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발주량 자체가 줄어든 데다 부동산 경기 호조로 국내사업으로 눈을 돌린 영향이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다만 1분기 실적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건설사들은 향후 먹거리 부족으로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 현재까지 국내 건설기업들의 해외수주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235억달러)에 비해 39% 줄어든 141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 이후 4년 만에 최저 기록이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66억달러 ▲중동 42억달러 ▲태평양·북미 13억6104만달러 ▲중남미 13억1380만달러 ▲아프리카 5억달러 ▲유럽 55만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태평양·북미(403%), 아프리카(213%)의 경우 작년에 비해 수주금액이 늘어났지만 중동(63%), 아시아(56%), 중남미(32%), 유럽(1%) 등은 작년 기록을 밑돌았다.
 
이는 2년여간 이어진 저유가 여파에 따른 산유국 재정 지출 감소, 글로벌 저성장, 미국 금리 인상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국제유가가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아직 산유국들이 채산성을 따져보고, 실제 발주에 나서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해건협 측 설명이다.
 
경제재제 해제로 빗장이 풀린 '이란 특수'도 올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긴 힘들어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의 순방 당시 나온 건설부문 성과가 대부분 구속력 없는 MOU 수준인데다 사업을 진행한다고 해도 절차상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종국 해건협 실장은 "저유가 여파가 계속되고 있는데다 예년과 달리 대규모 프로젝트도 없었다"며 "하반기에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같은 중동 국가와 에콰도르 등 중남미에서 대형 프로젝트들이 결실을 맺을 가능성이 높아 상반기보다는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가 달아오르면서 건설사들이 해외보다는 국내 사업에 치중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김민형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 미청구공사액이 올해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되면서 건설사들은 위험이 큰 해외사업에 소극적이었다"며 "국내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인 상황에서 해외수주 활동이 공격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한편 업체별로는 시공능력평가순위 기준 상위 25개 기업 가운데 롯데건설(+1239%, 이하 작년대비), 삼성물산(000830)(+695%), 경남기업(+586%)등 7개 건설사만 작년보다 많은 수주고를 올리는데 그쳤다.
 
현대산업(012630)개발(0%), SK건설(2%), 대림산업(000210)(17%) 등 10개사는 수주에 성공하며 치면 치레를 했다. 하지만 계룡건설(013580), 한양, 동부건설(005960) 등 7개사의 경우 아직 올해 마수걸이 수주조차 못 올리고 있는 상태이며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은 환율변동, 설계변경 등의 이유로 마이너스(-) 수주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1분기에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건설사의 경우 해외에서의 향후 먹거리 감소로 인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1분기 보고서 개별 기준 순손실 폭이 확대된 두산건설(011160)(-318억→-849억원)이나 태영건설(009410)(-8억→-113억원)이나 부채비율이 급증한 GS건설(006360)(239%, +88%p), 한화건설(244%, +77%p) 등이 꼽힌다.
 
해외건설 수주가 작년에 비해 39% 줄어들면서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현대건설이 준공한 베트남 몽정1 발전소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DB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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