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6인조 록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이 새 앨범으로 돌아왔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16일 정규 4집 앨범 '내사노사(내 사랑에 노련한 사람이 어딨나요)'를 공개했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컴백은 지난 2014년 '사람의 마음'을 발표한 이후 2년 만이다.
◇정규 4집 앨범을 발표한 장기하와 얼굴들. 사진/두루두루amc
앨범을 관통하는 주제는 사랑이다. 앨범에는 평범한 사랑에 대한 10가지 이야기가 담겼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사랑에 대해 노래한 10곡을 이번 앨범에 실었다.
소속사 측은 "지금 이 순간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보통의 누군가처럼 이번 앨범에 담긴 노래의 주인공들은 모두 사랑에 서툴고 어설퍼 노래를 듣는 이들에게 깊은 몰입과 공감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독특한 제목의 노래 'ㅋ'를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다. 레게풍 리듬의 이 곡을 통해 장기하와 얼굴들은 특유의 유머와 키치한 가사, 유니크한 사운드를 선보인다. 곡을 작사, 작곡한 팀의 리더 장기하는 "쿨쿨", "쿵쿵", "콕콕콕콕콕콕", "시시콜콜", "크크크크" 등 'ㅋ'이 들어간 단어들을 모아 가사로 엮었다. "나는 마치 콩을 젓가락으로 옮길 때처럼 이모티콘 하나마저 조심스럽게 정했어. 나는 큰 결심을 하고서 보낸 문잔데 너는 ㅋ 한 글자로 모든 걸 마무리해버렸어"라는 내용의 가사에는 사랑에 서툰 남자의 사랑 이야기가 담겼다.
지난 13일 선공개된 펑키한 분위기의 곡 '빠지기는 빠지더라' 역시 앨범에 수록됐다. "고기 냄새도 (싹) 생선 냄새도 (싹) 찌개 냄새도 (싹) 담배 냄새도 (싹싹) 티셔츠랑 청바지 외투랑 목도리 옷걸이에 걸어서 바람 부는 창가에 탈취제를 칙칙칙 잔뜩 뿌려서 이삼일을 놨더니 빠지기는 빠지더라"라는 구체적이면서도 현실적인 가사가 재밌다.
장기하는 "외투에 밴 생선 냄새가 빠지지 않아 절망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탈취제를 미친 듯이 뿌려 3일 정도 창가에 걸어 놓으니 빠지기는 빠지더라. 그 때 나온 노래"라고 소개했다.
태민의 '괴도', 레드벨벳의 '아이스크림 케이크' 등 인기 아이돌 가수의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던 김성욱 감독이 '빠지기는 빠지더라'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에 앞서 장기하와 얼굴들이 발표했던 모든 곡의 뮤직비디오 연출은 장기하가 직접 맡았다.
장기하는 "그동안 기성 뮤직비디오와는 다른 개성적인 작품을 만들려다 보니 밴드가 다같이 연주하는 장면이 담긴 뮤직비디오가 하나도 없었다"며 "'빠지기는 빠지더라'의 뮤직비디오를 통해 멤버들의 모습이 많이 나오는 뮤직비디오를 원했던 팬들의 갈증이 조금이나마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밖에 장기하가 실제로 좋아하는 것들을 나열해 가사를 쓴 곡 '괜찮아요', 연인 사이에서 일어나는 전형적인 다툼에 대한 노래인 '그러게 왜 그랬어', 비틀즈에 대한 오마주인 '가장 아름다운 노래' 등이 앨범에 함께 수록됐다. 천편일률적인 음악으로 인해 가요계가 획일화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자신들만의 개성이 담긴 새 앨범을 내놓은 장기하와 얼굴들이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앨범 발매와 함께 독특한 프로모션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새 앨범 발매를 기념해 유명 수제 맥주 업체 '더부스 브루잉'(The Booth Brewing Co.)과의 협업을 통해 수제 맥주 'ㅋ'을 론칭했다. 애주가로 알려진 장기하와 얼굴들은 맥주의 제작에 직접 참여했다.
한편 장기하와 얼굴들은 지난 2008년 데뷔곡 '싸구려 커피'로 한국 음악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이듬해 열린 제6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는 '올해의 노래' 등 3개 부문의 상을 수상했으며, 2011년 6월 발매한 정규 2집 앨범 '장기하와 얼굴들'로 제9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오르면서 음악성과 대중성을 인정 받았다.
장기하의 얼굴들은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통해 새 앨범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