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현재 0.25~0.50%대인 연방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국내증시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는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브렉시트 등의 글로벌 불확실성이 증대돼 안전자산의 선호도가 높아진 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0.86%(16.84포인트) 내린 1951.99에 마감했다. 코스닥은 2.07%(14.41포인트) 급락해 680.25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 경기침체와 브렉시트 우려로 독일에서는 10년 국채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기록했으며, 일본 국채 금리(만기수익률)가 연 -0.189%까지 하락해 역사상 최저 수준을 보였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재 자금이 채권으로 몰려있다"며 "뚜렷한 매도 주체가 없어도 주식 시장이 레벨다운된 상태"라고 말했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글로벌 증시는 빠지는 경향을 보이지만 반대로 채권, 금, 엔화 등의 안전자산은 계속 올라가고 있다"며 "글로벌 불확실성이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에서는 브렉시트 결과를 지켜보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며, 채권시장에서는 듀레이션을 늘리고 금리하락에 따른 민감도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증시는 FOMC회의 재료가 즉각적으로 반영되기 보다는 23일 예정된 브렉시트 투표결과 후에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현재 불확실성이 시장 상승을 제한하고 있어, 영국의 EU잔류 여부와 FOMC 회의 결과가 조합되면 국내증시 반등강도는 예상보다 강할 수 있다. 김윤서 KTB 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방적 주식 매도보다는 관망과 일부 헷지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국내 금리 역시 가까운 시일 내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진 만큼 현재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경제운용방안이 발표되는 6월 말과 하반기 정책이 추가적으로 출회될 수 있는 7월에 금리는 꾸준히 하단을 탐색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술적으로는 금리의 추가 하락 여지가 적어 단기물의 공격적인 추격매수는 위험하다"며 "다만 반등 시 매수와 장기물 중심의 접근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영국의 EU잔류가 확정되면 달러 약세와 원자재 가격 상승, 이머징 통화 강세 등으로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6월에 대외 이벤트가 지나가면 7월에는 실적이 기다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코스피 전체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물가의 상승세와 함께 2분기 실적은 경기민감주 턴어라운드에 확신을 심어줄 가능성이 높다"며 "소재, 산업재, IT등 경기민감주의 비중 확대가 주효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번 FOMC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연내 한 차례 인상을 주장했던 위원이 기존 1명에서 6명으로 증가한 부분이다. 이는 미국 경기에 대한 낙관론이 일부 줄어들었다는 것을 방증하지만, 점도표에서는 아직도 연준 인사들 다수가 올해 2회 인상을 지지하고 있어 올해 두 번의 금리인상을 염두에 둘 필요도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을 기다려왔던 채권시장의 투자자들에게는 곤혹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이라도 빨리 채권을 사야 한다"며 "듀레이션을 늘리고 금리하락에 따른 민감도를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6일 코스피가 전날보다 16.84포인트(0.86%) 떨어진 1951.99로 장을 마감한 가운데 서울 중구 명동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