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가 마침내 득점권 상황에서 강속구를 받아쳐 시원한 시즌 12호 홈런을 날렸다. 최근 부진의 늪에 빠졌던 박병호는 이 한 방으로 반전의 길을 열었다.
박병호는 19일(한국시간)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깃 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 홈 경기에 6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장해 12호 홈런을 포함해 3타수 1안타(1홈런) 3타점 1삼진을 기록했다. 지난 9일 마이애미 말린스전 이후 열흘 만에 홈런포를 가동한 박병호는 시즌 타율을 2할 6리(199타수 41안타)로 끌어올렸다.
박병호는 1-0으로 앞선 4회말 2사 3루에서 상대 오른손 선발 투수 마이클 피네다의 초구째 시속 96마일(약 154km/h)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때려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401피트(약 122m) 아치를 그렸다. 맞는 순간 제대로 넘어갔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만큼 제대로 맞았다.
홈런으로 신이 난 박병호는 3-0으로 앞선 6회 1사 1, 3루에선 중견수 희생 뜬공으로 1타점을 추가하며 쾌조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이 경기 전까지 최근 6경기 타율 8푼 6리(23타수 2안타) 1타점 11삼진 부진했던 박병호는 이날 경기로 앞으로 치고 나갈 기운을 얻었다.
무엇보다 이날 홈런은 높은 '영양가'를 자랑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간 박병호는 11개 홈런 가운데 10개를 솔로포로 그렸다. 나머지 1개의 투런포마저도 주자가 1루에 있는 상황이었다. 득점권 때 홈런이 아예 없어 중심 타자로서 임무를 다하지 못했다. 이 경기 전까지 득점권 타율이 1할 2리(49타수 5안타)에 그쳤지만, 이날 처음으로 득점권 때 시원한 아치를 그리며 찬스 때도 강하다는 인상을 심어줬다.
또 그간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강속구에 헛스윙을 연발했던 박병호는 이날 154km의 빠른 공을 제대로 받아치며 빠른 속도에 점점 적응하고 있다는 것도 제대로 증명했다. 시즌 초반 맹활약을 펼쳤던 박병호지만 이내 강속구 대응이 숙제로 떠오르며 골치를 앓았던 게 사실이다. 이번 홈런으로 이 과제를 해결하며 '강속구도 문제없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은 "박병호가 4회 찬스에서 투런포로 미네소타의 3-0 리드를 이끌었다"고 칭찬하면서 "박병호의 2점포는 올 시즌 그가 득점권에서 터뜨린 6번째 안타이다. 또 시속 95마일(약 153km/h) 이상 패스트볼을 때려 만든 첫 번째 안타"라고 강조했다.
경기 후 박병호는 "자신감을 유지하면서 타석에 들어섰고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내가 득점권에서 잘 치지 못한다는 건 모두 잘 아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해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면서도 "자신감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박병호가 19일 열린 뉴욕 양키스전에서 4회말 시즌 12호 홈런을 날린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사진/AP·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