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롯데 신동주·동빈 형제간 경영권 분쟁의 키를 쥐고 있는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가 25일 오전 9시 일본 도쿄 롯데 본사에서 열린다.
이번 주총에는 신동빈 회장의 해임안이 상정된 롯데그룹 안팎에서는 지난 주총과 마찬가지로 해임안 부결과 신 회장의 승리를 점치는 분위기다. 신 회장은 앞서 두 차례 열린 주총에서 연거푸 승리하며 자신을 중심으로 한 '원롯데' 가시화를 알린 바 있다.
그러나 세번째 주총은 사뭇 다른 분위기다. 신 회장이 주총에서 다시 승리한다고 해도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SDJ코퍼레이션 등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왕좌 탈환'에 실패하더라도, 계속 주총 소집과 신동빈 회장의 해임을 요구하며 끊임없이 공세를 이어간다는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구상은 롯데를 향한 검찰 수사가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사가 한창 진행중인만큼 주총 결과와 상관없이 신동빈 회장을 향한 신 전 부회장의 공세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게 재계 안팎의 관측이다.
실제 검찰의 롯데 수사가 본격화된 이후 신 전 부회장은 반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는 22일 광윤사를 통해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는 한국 롯데그룹에 대해 보도되는 일련의 의혹에 대해 롯데홀딩스에 대해 25일 주총에서 해명을 요구하는 질문서를 제출했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지난 12일 일찌감치 일본으로 건너간 신 전 부회장은 종업원 지주회 구성원들을 향한 설득작업을 펼쳐왔다. 동시에 그는 성명을 통해 '신 회장은 즉시 귀국해 한국 국민과 한국 사회에 의혹을 해명하라'며 신 회장을 압박하기도 했다.
형의 이같은 공세에 신동빈 회장은 주총에서 지난 1년간 일본 롯데의 성적표를 바탕으로 자신의 경영 역량과 의지를 재차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는 "주총을 앞두고 신 회장은 종업원지주회 등 주주들에게 경영 성과와 비전을 소개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라며 "실적과 투자 계획 등을 확인한 주주들이 경영권 안정 차원에서라도 신 회장에 대한 지지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 회장 앞에는 주총을 마치고 귀국한 이후 더 험난한 산이 기다리고 있다.
신 회장은 귀국과 동시에 별도의 기자회견은 불투명하지만 귀국장에서 최근 롯데그룹을 둘러싼 일련의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자리를 가질 전망이다. 그룹 수장으로서 검찰 수사를 성실히 받겠다는 각오와 함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의사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고강도 수사는 사실상 신 회장을 직접 겨냥하고 있고, 속도를 내고 있는 수사가 조만간 초기 단계를 넘어서면 그룹 내 핵심 인물들과 신 회장의 검찰 소환도 예견된 수순이다.
특히 과거 재벌수사 때와 달리 검찰은 속전속결을 외치며 저인망식 수사를 이어가고 있어 신 회장이 귀국하더라도 확전된 검찰 수사를 진정시킬만한 마땅한 비책이 없어보여 '원리더'를 강조했던 그의 리더십도 최대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게 재계 안팎의 관측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뉴스1)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