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새누리당의 8·9 전당대회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3선의 김용태 의원이 27일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전당대회 룰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새누리당이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에 돌입하고 있다. 전당대회 공식 출마 선언은 당권주자 중 김 의원이 처음이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이 정권재창출의 희망을 되살리려면 오직 한길, 용기 있는 변화와 뼈를 깎는 혁신의 길 뿐”이라며 “올해 나이 마흔여덟인 제가 감히 집권당의 대표가 되어 이 길을 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진석 원내대표에 의해 혁신위원장에 내정됐다가 친박계의 반발에 밀려 자진 사퇴했던 대표적인 비박계 인물이다. 혁신위원장을 내려놓을 당시 김 의원은 “당내 민주주의가 죽었다. 맞서 싸우겠다”며 강한 의지를 표현한 바 있다. 그 싸움이 바로 당권 도전이 된 셈이다.
김 의원의 출마 선언으로 비박계 주자는 정병국·이혜훈 의원을 포함해 3명으로 모아졌다. 향후 비박계 후보들 사이의 단일화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김 의원은 정 의원과 유승민 의원은 물론 친박계 이정현 의원 등과도 당권 문제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친박계는 여전히 교통정리가 되지 않는 모습이다. 그 중심에 최경환 의원이 있다. 최근 불출마를 결심했다는 기사가 나왔지만, 의원실이 부랴부랴 진화에 나서면서 여전히 출마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했다. 최 의원이 당권 출마를 공식화하면 친박계 내에서 교통정리가 비교적 빨리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전당대회 룰이 결정되지 않은 것도 친박계 인사들이 당권 도전을 공식화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친박계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잠정 합의한 '대표-최고위원 분리 선출' 방안에 대해 부정적이다. 후보가 난립하고 있는 친박계에 불리하다는 계산 때문이다.
현재 친박계에서는 이주영 의원과 이정현 의원이 출마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여기에 홍문종, 원유철, 정우택 의원 등도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친박계가 당을 집단지도체제로 되돌린 후 도전자들에 대한 교통정리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즉, 지도체제 개편 논란이 마무리 된 후에야 당권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이 27일 국회에서 전당대회에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