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하반기 주택시장에 대해 소비자들은 매매가격은 보합, 전세가격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와 달리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전망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수도권(2월)에 이어 지방(5월)까지 주택담보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 매수심리가 다소 위축된 점도 소비자 주택 매수 전망에 영향을 미쳤다. 불안한 전세시장이 매매가격을 끌어올리는 '밀어올리기 현상'을 더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부동산114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전국 1502명을 대상으로 '2016년 하반기 주택 시장 전망' 설문조사를 실시간 결과, 응답자의 절반가량(45.67%)이 하반기 주택 매매가격이 보합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상승(30.36%)과 하락(23.97%)에 대한 응답 중에서는 상승 전망이 다소 우세했다.
반면 전세가격 전망은 상승(56.32%)에 대한 응답이 높았다. 올 상반기(56.14%)와 비교해 소폭 늘어난 수준이다. 보합 전망은 35.22% 비중을 나타냈고, 하락 전망은 8.46%에 불과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저금리에 주택 소유자들의 월세선호가 심화된 것이 전세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해석된다.
매매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2명 중 1명은 매매전환 수요 증가(42.98%)를 주요 이유로 선택했다.
또한 최근 강남권 재건축아파트에 대한 청약 열기가 높아진 것(18.64%)도 매매가격이 상승할 주요 원인으로 확인됐으며, 저금리 지속(15.13%)이나 정부 규제완화(14.04%)도 매매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꼽혔다.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이유는 금리 등 거시경제 불확실성(35.28%)과 주택 공급과잉 우려(22.33%)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한 지난해부터 분양물량이 늘어나면서 향후 1~2년 간 아파트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감도 높다. 다만 매매가격 하락 원인 중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12.78%)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을 나타내며 예상만큼 소비자 우려감이 높지 않은 모습이다.
주택 전세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이유는 임대인의 월세선호(44.68%) 응답이 높았다. 차익기대 감소로 인한 전세수요 증가(25.65%)도 높은 응답 비중을 나타냈다. 최근 주택 매매가격의 상승으로 주택 매입을 통한 시세차익 기대감이 낮아진 상황이다. 임차인들이 미래 가치상승이 불확실한 내 집 마련보다는 상대적으로 자산보전이 쉬운 전세계약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높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전세계약에 대한 임차 수요는 공고한데 비해 전세물건은 계속 줄어드는 분위기다.
하반기 부동산시장의 핵심 변수로는 금리 등 실물 경기지표 변화(29%)가 높은 선택 비중을 차지했다. 미국에서 금리인상 논쟁이 본격화되면서 하반기 중 한 두 차례의 금리인상이 예고된 상황이다. 하반기 미국의 금리인상이 확인될 경우 국내 기준금리 변동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음으로 글로벌 경기회복 등 대외 경제여건(18%)에 대한 선택 비중도 높게 나타났다. 국내 경기 회복뿐 아니라 해외 경기회복에 따라서도 부동산 시장의 호조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담보대출규제 등 정부 정책 지속 여부(17%), 전세에서 월세로의 임대시장 변화(14%), 서울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이주수요(13%), 원룸·도시형생활주택 등 대체주거 물건 공급 과잉(7%), 민간 임대시장(뉴스테이) 활성화(2%) 순으로 응답 비중이 높았다.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민간 임대사업(뉴스테이)의 경우는 아직 하반기 공급물량(2000여가구 예정)이 크게 확대되지 못하고 있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됐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