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박선숙·김수민 기소되면 당원권 정지

혼돈의 국민의당, 당헌당규 따르기로…안철수 "책임 지겠다"

입력 : 2016-06-28 오후 6:15:40
[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국민의당은 28일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에 연루된 박선숙·김수민 의원이 검찰에 의해 기소될 경우 당원권을 정지하기로 결정했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가 끝난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당의 당헌은 사법기관이 아닌 정당이 그 구성원에게 내릴 수 있는 최대 수준의 징계”라며 “엄격한 당헌에 따라 확인된 진실에 기초해 당사자에 대한 징계를 즉시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뇌물·불법정치자금 수수로 기소됐을 때 당원권이 정지된다. 당원권이 정지되면 의원직은 유지되지만 의원총회 등에서 발언권을 행사할 수 없고 의결권도 제한된다.
 
안 대표는 이같은 사태를 사전에 막기 위한 조치도 약속했다. 그는 “국민들에게 걱정 끼쳐드릴 일이 없도록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관련 위원회도 조속히 구성하고 더욱 엄격하고 단호한 기준과 절차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안 대표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도록 제명과 출당 등 강력한 제재를 가하자고 요구했다”며 “하지만 지도부에서는 엄격한 당헌당규가 있는데 무조건 그렇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류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원권 정지나 출당은 모두 그 대상이 박선숙·김수민 의원에 국한된다는 점에서 이들에게만 책임을 묻는 조치라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른바 ‘꼬리 자르기식’ 대응으로, 당의 책임을 두 의원에게만 전가시킨 조치라는 것이다. 또 어떤 방법이든 두 사람의 국회의원직은 유지된다. 출당될 경우 무소속 의원으로 검찰 조사를 받을 수 있고, 기소가 되더라도 의원 신분으로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당원권 정지는) 소위 말해 여론을 움직일 수 없는 조치”라며 “일반 국민들은 (당원권 정지의 의미를) 모르기 때문에 여론적 반응이 나타나기도 힘들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바쁘고 혼란스러웠다. 왕주현 전 사무부총장이 구속된 후 사태의 심각성을 반영하듯 오전 6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1시간가량 의견을 나눴다. 회의에서는 왕 전 부총장과 박선숙·김수민 의원의 출당 여부 등 징계문제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긴급의총을 소집해 의견을 묻기로 했다.
 
첫 의총은 정책역량강화 워크숍이 끝난 오전 8시30분에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 의총에서는 박·김 의원에 대해 이들이 기소될 경우 당헌당규에 따라 당원권을 정지해야 한다는 의견과 국민 정서에 따라 출당 조치 등의 정치적 결단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결론이 내려지지 않자 지도부는 최고위원회의를 오전 10시20분쯤 다시 열어 20분 가까이 추가로 논의했다.
 
일부 의원들은 오전 의총에서 지도부의 책임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이용호 원내대변인은 “리베이트 의혹 과정에서 지도부가 일정한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고, 일부에서는 지도부도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당내에서 안철수 대표의 책임 문제가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핵심 당사자 3인에 대한 당원권 정지를 하더라도 국민의당에 대해 악화된 여론이 돌아설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안 대표의 최측근인 박선숙 의원이 연루돼 있어 안 대표의 책임도 일정 부분 있다는 것이다. 안 대표는 비공개 의총에서 "책임을 지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거취 문제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책임'의 구체적인 내용은 29일 오전 공개될 것으로 전해진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지도부 사퇴는)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법적으로 명쾌하게 기소가 된다거나 처벌이 된다는 등 결과가 아직 안 나온 상태지만 국민 여론상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지도부가 책임질 몫”이라며 “지도부 책임론은 기소 여부에 상관없이 사안 자체만으로도 제기될 수 있다. 지도부가 사퇴한다면 최고위원은 모르겠지만 두 명의 공동대표까지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후 국회 본청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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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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