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치매약 복용…경영권 분쟁 변수?

'성년후견인 지정' 유력해져…신동주 힘 잃을수도

입력 : 2016-06-29 오후 1:52:45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지난 5~6년간 치매약 아리셉트를 복용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롯데그룹 경영권 다툼의 또 다른 변수가 되고 있다.
 
일각에선 분쟁이 종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성년후견인 지정이 사실상 확정적으로 돼 버릴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29일 SDJ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2010년, 2013년 고관절 수술 당시 치매약 아리셉트를 처방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SDJ측 변호인단 조문현 변호사(법무법인 두우)는 "신 총괄회장은 2010년, 2013년 고관절 수술 당시 치매약 아리셉트를 처방받았다"며 "하지만 고령의 노인들에게는 치매를 예방하는 차원에서도 약을 처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이 치매약을 복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된 계기는 지난 27일 서울 가정법원에서 진행된 신 총괄회장 성년후견인 개시 심판 5차 심리가 결정적이었다. 
 
성년후견인 신청자이자 신 총괄회장의 네 번째 여동생인 신정숙 씨 측 변호인 이현곤 변호사(법무법인 새올)는 이날 심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신 총괄회장이 세브란스에서 치매약을 처방받은 기록을 추가 자료로 제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롯데그룹 측도 치매약 복용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그룹 내부적으로는 공공연한 비밀로 부쳤던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이날 공식입장을 통해 "최근 신격호 총괄회장의 약물 치료 내역이 SDJ측에 의해 언론에 유포된 것과 관련해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며 "의료 내역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임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치료기간, 약물 내용까지 공개한 것은 금도를 넘은 불법 개인 정보 유포 행위"라고 비판했다.
 
롯데 안팎에선 신 총괄회장의 치매약 복용사실이 대외적으로 공개되면서 신 총괄회장의 위임장을 앞세워 왔던 신동주 전 부회장의 명분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정신이 온전치 못하다는 사실이 밝혀질 경우 경영권 분쟁의 힘이 됐던 신 총괄회장의 위임장도 전면 백지화될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문제는 법원 성년후견인 지정여부다. '치매약'은 신 총괄회장의 정신상태를 의심하는 심증일 뿐 병원의 공식적인 검증 절차를 통한 성년후견인 지정까지 결정되면 경영권 분쟁이 종식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롯데 안팎의 관측이다.
 
한편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 문제는 이르면 8월, 늦어도 9월에는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번 최종결론은 양측이 제출한 자료와 법원 측에서 전문기관에 요청한 자료를 바탕으로 내려진다.
 
 
신 총괄회장이 입원중인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병원 121병동 VIP 병실 입구 모습.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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