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에 주목하는 유통업계

매출비중 30% 돌파한 남성 고객…키덜트·그루밍족 겨냥 체험공간 마련 '붐'

입력 : 2016-06-29 오후 2:30:48
[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유통업계가 새롭게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는 남성에 주목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들어 '키덜트족'과 '그루밍족' 등의 부상으로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서 남성들의 구매비중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직접 제품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여성과 함께 점포를 찾는 남성들을 매장에 붙잡아놔야 매출 증대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유통업계가 남성들을 위한 각종 전시·체험공간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가족단위 고객의 경우 남성 고객을 붙잡아놓는 시간만큼 여성고객이 쇼핑할 시간을 더 벌어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신세계(004170)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28일까지의 남성 매출비중은 33.1%에 달한다. 특히 봄 의류 성수기인 3~4월의 의류상품 매출만 분석하면 남성 매출비중은 5년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처음으로 30%를 넘어섰으며, 올해 들어서는 32%대를 기록했다. 봄 의류를 구입한 고객 10명 중 3명은 남성이라는 의미다.
 
이에 따라 신세계백화점은 남성고객을 위해 럭셔리 남성 브랜드와 바버숍, 남성 전용 액세서리와 맨즈 슈즈 전문관 등으로 구성된 남성전문관을 본점과 강남점, 센텀시티점 등에 조성했다. 실제 이들 점포의 오픈 첫해 매출신장률은 본점이 38.3%, 센텀시티점은 30.8%, 강남점은 16%에 달하는 등 '큰 손' 남성고객들의 지갑을 여는데 주효했다.
 
롯데백화점 역시 전체 고객 중에서 남성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 26%에서 지난해 29%로 3%p나 증가하는 등 백화점 내 남성 고객 비중이 늘어나면서, 남성 고객들을 위한 체험형 매장을 새롭게 기획하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말 프리미엄아울렛 이천점에 세계 최초로 BMW 모터사이클과 라이딩 의류·용품, 독일 직수입 음료를 함께 선보이는 라이프스타일 매장 'BMW 모토라드 카페'를 오픈했다. 지난해 6월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선보인 바 있는 'BMW 모토라드' 팝업스토어는 보름만에 1억3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남성 고객들의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신세계그룹이 오는 9월초 오픈하는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에서도 남성 고객들의 발길을 유혹할만한 다양한 자동차와 모터사이클 전시장이 조성될 전망이다.
 
스타필드 하남에는 현재 현대·기아자동차와 BMW, 할리데이비슨 등 주요 자동차 브랜드의 전시장이 입점될 예정이며, 미국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의 전시장도 입점이 추진 중인 상태다.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부사장보는 "스타필드 하남에는 남성들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과 전시장을 잘 구성해 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마트(139480)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도 남성 고객을 붙잡기 위한 노력이 남다르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피규어 등 키덜트 상품과 각종 체험이 가능한 전자제품 전문매장 '일렉트로마트'와 완구 전문매장 '토이저러스'의 키덜트존을 확대하고 있으며, 홈플러스는 점포 옥상에 풋살구장을 짓고 동호인들의 대관신청을 받고 있다.
 
손문국 신세계백화점 패션담당 상무는 "여성 못지 않은 패션감각과 결혼을 미루면서까지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남성들이 백화점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남성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할 수 있는 매장과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점점 더 중요해지는 남성 고객 선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백화점에서 남성고객이 의류상품 구입을 앞두고 치수를 재고 있다.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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