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미국 보호무역 기조에 '냉가슴'

내식강에 대한 반덤핑관세 확정…"수출전략 수정 불가피"

입력 : 2016-07-04 오후 5:25:28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가 이어지면서 한국 철강업체들의 대미수출 전략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미국 ITC가 한국 내식강의 덤핑과 이로 인한 미국의 피해를 인정하는 최종판정을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4일 코트라 워싱톤무역관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최근  한국을 포함한 5개국의 도금컬러강판류(내식강) 제품의 덤핑과 이로 인한 미국의 피해를 인정하는 최종판정을 발표했다. 업체별로는 현대제철(004020)이 47.8%, 동국제강(001230)이 8.75%, 기타업체가 31.73%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 받았다. 지난해까지 미국 내식강 시장의 1위를 차지했던 중국에는 209% 가 부과됐다.
 
내식강은 아연과 알루미늄 등으로 코팅해 쉽게 부식되지 않도록 처리된 철강제품을 일컫는다. 자동차와 트럭, 가전제품, 기계 장비 등에 쓰인다. 지난해 미국 내 내식강 시장에서 한국 점유율은 약 14%로 중국(20.88%), 대만(18.12%), 캐나다(17.07%)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조사가 개시되면서 한국의 올해 상반기 점유율은 전년동기에 비해 3% 가량 떨어졌다.  중국은 1%대로 곤두박질쳤다.
 
미국의 해외 철강재에 대한 견제조치는 지난해 6월 미국 철강업계가 한국, 중국, 인도, 대만, 이탈리아의 도금컬러강판류가 미국에서 공정가격 이하로 판매됐다고 제소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미국 반덤핑 및 상계관세 판정 절차는 상무부의 조사개시와 결정, ITC의 산업 피해 예비판정, 상무부 예비판정과 최종판정을 거쳐 ITC의 산업 피해 최종판정을 통해 결정된다. 이 과정에서 사안이 예상보다 복잡하다는 이유로 상무부 예비판정 기한이 길어지는가 하면  특정업체의 소명자료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각기 다른 관세율을 부과받은 업체들 간의 희비가 엇갈리게 되면서 국내 업체들의 대미 수출 전략에 차질을 빚게 됐다. 가장 높은 관세를 부과받은 현대제철은 대응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한국만 관세를 부과받은 것이 아니라 미국에서 경쟁구도에 있는 중국과 대만 등도 다같이 타격을 입게 된 상황"이라면서 "앞으로 정부와 공조하며 대응방안을 도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이번 조치가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이 올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라에 따르면 현재 미국은 총 332건의 반덤핑 및 상계관세를 부과 중이다. 올해는 전년보더 많은 반덤핑 및 상계관세 조사를 개시할 것으로 코트라는 전망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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