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미접종 다른 아이 건강도 해쳐요

집단면역 효과 떨어뜨려…3세 미만 접종률 하락세

입력 : 2016-07-0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백신접종의 번거로움과 부작용을 피하고자 예방접종을 미루거나 맞지 않는 경우가 적잖다. 하지만 백신을 접종받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집단면역의 효과가 떨어져 본인이나 자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건강까지도 해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6월부터 자궁경부암 백신이 국가필수예방접종(NIP)에 도입되면서 무료 접종이 가능한 백신이 기존 14종에서 15종으로 확대됐다. BCG, B형간염, DTaP, IPV, DPaP-IPV, Hib, 폐렴구균, MMR, 수두, 일본뇌염(사백신, 생백신), Td, Tdap, A형간염, HPV(자궁경부암) 등이다 . 국가필수예방접종은 치명적인 질환을 국가적으로 직접 예방해 사회적 편익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국가필수예방접종에는 감염병의 직접 예방 외에 또 다른 중요한 목적이 있다. 바로 집단면역이다. 집단면역이란 집단에서 대다수가 특정 전염병에 면역을 가지고 있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영유아 100명 중 95명 가량이 예방접종을 받으면 집단면역이 형성돼, 나머지 5명이 예방접종을 받지 않더라도 해당 질환에 걸릴 위험이 낮아진다. 
 
하지만 예방접종을 기피해 집단면역 효과가 떨어지면 전염병이 확산될 수 있다. 실제 지난 2015년 무렵, 미국 전역에서 벌어진 홍역 전염 사태가 대표적인 사례다. 홍역 접종률이 낮아지는 바람에 면역력을 갖추지 못한 아이들 사이에서 사라진 감염병으로 알려진 홍역이 다시 전파됐다. 국내에서도 지난 2014년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아이가 홍역에 걸려, 병원, 학교 등지에서 접종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2차 전파된 바 있다. 
 
백신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80~99%의 예방접종 수준이 깨지게 되면 집단면역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진다. 전염병 감염에 매우 취약한 사회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이유로 국가가 지정한 법정감염병에 대한 백신을 맞지 않으면 지역사회에 감염 질환을 전파하는 당사자가 될 수 있다. 또한 예방접종은 특정 질환이 있거나 면역력이 떨어져 있을 경우 맞을 수 없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반드시 예방접종을 맞혀야 한다.
 
국가필수예방접종 중에서 접종 실적이 가장 높은 백신은 바로 단백접합 폐렴구균 백신이다.  단백접합 폐렴구균 백신은 2014년 국가필수예방접종에 처음 도입된 이후, 1년만에 2015년 국가필수예방접종 전체 실적의 약 14.5%를 차지하며, 접종 실적 1위에 올랐다. 폐렴구균의 종류는 무려 90여가지로 아이들에게 폐렴, 중이염, 심각한 침습성 질환을 유발한다.  호흡기 분비물을 통한 전파가 가능해 영유아 간 전염이 빈번하다. 특히 어린이집 등 단체생활을 하는 경우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약 2~3배 정도 높은 폐렴구균 보균율을 보이기 때문에 특히 아이들에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균이다. 영유아 폐렴구균 백신은 10가지의 혈청형(균종)을 예방하는 '신플로릭스'와 여기에 3가지가 추가돼 총 13가지의 혈청형을 예방할 수 있는 '프리베나13'이 있다. 
 
다행히도 국내에 예방접종률은 높은 편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연령별로 권장되는 예방접종을 모두 받은 완전접종비율이 만 1세의 경우 감염병 퇴치에 필요한 95% 수준(94.7%)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6세 이하 미취학 아동에서 수두, 유행성이하선염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만 3세의 예방접종 접종률은 88.4% 수준이다. 생후 12~15개월 사이에 받는 수두 접종(1회 완료)과 12~15개월과 만 4~6세 때 총 2회 접종 받는 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예방 백신) 예방접종은 필수다. 특히 자칫 깜빡하기 쉬운 MMR 2차 접종은 잊지 말고 챙겨 맞는 것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보호자가 백신과 예방접종에 관심을 갖고, 정해진 일정표에 따라 아이가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예방접종은 감염병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국가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통해 예방접종 대상 감염병과 예방접종의 실시기준 및 방법을 정하고, 국민과 의료제공자에게 이를 준수토록 하고 있다"며 "예방접종일정은 보건소 및 병의원 등에서 확인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백신접종의 번거로움과 부작용을 피하고자 자녀의 예방접종을 맞히지 않는 경우가 적잖다. 집단면역 효과가 떨어져 오히려 전염병이 확산될 우려가 있다. 감염병을 사전에 막기 위해선 예방접종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사진제공=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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