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우리경제가 예상보다 놀라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본격적인 출구전략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날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세계경영연구원(IGM)이 주관한 정책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며 "출구전략은 국제적 공조를 통해 유연하게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의 자본투자가 정체되고 노동공급이 둔화되는 현 상황에서 "올 3분기 경제성장률이 재정·환율·유가 등 제약요인을 감안하면 놀라운(Surprise) 수준"이라며 "마이너스 4%로 전망되던 연간 성장률이 플러스로 전환될 정도로 상황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장관은 "각종 세제지원 등 재정적 지원여력이 부족해진 상황에서 최근 물가안정과 자산시장의 안정 움직임이 있지만 아직 민간부문 투자와 고용불안이 여전하다"며 "출구전략을 시행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9월 피츠버그 선진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논의된 것처럼 경제회복이 공고화됐을 때 재정·금융·통화분야에서 상대국에 미치는 영향(Spill over effect)을 고려해 시행시기와 규모, 순서를 절서정연하게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10월초 호주의 금리인상 움직임 이후 국제적 정책공조 약속 때문에 출구전략 기조를 제때 전환하지 못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일부 주장을 일축한 것으로 균형잡힌 시각을 바탕으로 출구전략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더블딥(경기상승후 하강) 논란에 대해서는 "주요국가의 정책 대응과 세계경제의 회복추세, 국제공조체제를 감안하면 더블딥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다수의 평가"라고 강조했다.
위기이후 세계 경제질서에 대해 윤 장관은 "세계 경제의 재균형화로 자국상품 우선구매와 자원수출통제 등 보호무역주의의 가능성이 커졌다"며 "세계무역규모는 당분간 축소 조정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어 "위기이전 장기간 고성장을 가능케했던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상황이 반전되는 가운데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에 대한 투자는 줄어들고 구조적 실업은 늘어날 것"이라며 "세계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올해와 내년사이 선진국 잠재성장률이 0.5~1%포인트 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위기이후의 세계경제질서의 재편 논의에 대해 윤 장관은 "미국이 퇴조가 불가피하다는 폴 케네디(Paul Kennedy) 예일대 교수나 케네스 로고프(Kenneth Rogoff) 하버드대 교수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면서도 "영향력 약화에도 미국이 다른 라이벌에 의해 대체되기보다는 소프트파워 기반의 리더 역할은 지속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 장관은 또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도전과제로 ▲ 성장 잠재력 약화 가능성 ▲ 지나치게 큰 대외의존도 ▲ 성장과 고용 관계 ▲ 저출산 고령화로 꼽았다.
이를 위해 그는 "거시경제 안정을 위해 단기적으로 재정과 통화 정책을 안정적으로 운용해 금융부분의 미시적, 거시적 건전성 감독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저출산 고령화문제 해결을 위해서 "이들에 대한 일자리 참여를 촉진하고 연금, 건강보험 등 고령화 사회에는 선제적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스토마토 김세연 기자 ehou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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