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삼성전자(005930)가 1분기에 이어 2분기 역시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내며, 어닝시즌 포문을 열었다.
7일 삼성전자는 2분기 8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잠정)을 냈다고 밝혔다. 전분기(6조6800억원)보다 21.3% 늘어난데다 시장 전망치 역시 훨씬 뛰어넘는 서프라이즈다. 분기 영업이익은 이로써 2014년 1분기 이후 9분기 만에 8조원대를 회복했다. 매출액은 50조원으로 전분기(49조7800억원)보다 0.44% 증가했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타 사업부 실적은 기존 추정과 유사하겠지만, 소비자가전(CE) 부문이 추정치를 크게 웃돈 걸로 보인다. 또 최근 초고화질(SUHD) TV 판매가 양호하고 TV 패널 가격이 안정적이라 TV 부문의 마진도 크게 상승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2분기 실적은 연간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 때문에 하반기 시장의 방향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실제 기업들은 2분기까지 집계된 상반기 실적을 토대로 하반기 사업계획을 수정하거나 최종 결정하기에 주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평가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1분기 어닝 시즌 때 예상 밖의 서프라이즈가 나오면서 2분기 실적 전망도 꾸준히 상승했다"며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치보다 5000억원 이상 웃돌며 실적 기대감은 당분간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2분기 실적은 연간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 때문에 하반기 시장의 방향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중요하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내방객이 홍보관을 돌아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상사·자본재, 소프트웨어, 유틸리티 이익증가 두드러져
글로벌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정책공조 효과 기대감이 여전하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후퇴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심리가 추가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6월 중순 이후 코스피 기업들의 2~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되며 실적모멘텀이 강화됐다. 최근에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진으로 코스피의 상대적 밸류에이션 매력도 부각된 상태. 실적개선세가 뚜렷한 업종 위주로 슬림화된 전략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눈높이에 부합한다면 향후 실적 기대감이 한 단계 높아진다는 점에서 코스피의 하방경직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추가 상승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016360) 유니버스(분석대상 종목)를 봤더니, 코스피200 대상 종목 기준 합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35조5000억원, 27조4000억원으로 예상됐다. 전년 2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26%, 29%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이날 발표된 삼성전자 어닝 서프라이즈 효과에 합산치는 전주대비 크게 뛰었다.
코스피200 합산 영업이익 증가율(36%)에 기여도 상위 종목을 보면 조선 18.3%, 상사·자본재(SK·삼성물산 등) 5.5%, 유틸리티 1.9% 순이다. 조선업 5개의 경우 지난해 2분기 4조8000억원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냈다. 이 때문에 2분기 약 3000억원의 흑자전환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조선업의 흑자전환은 이번 어닝시즌의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업종별로 볼 때는 지난해 2분기보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높으면서 최근 실적 상향 조정이 유지된 쪽으로 1차적 관심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기에 해당하는 업종은 상사·자본재, 소프트웨어, 유틸리티다. 이들 세 개 업종은 최근 한 달 영업이익 상향률이 각각 3%, 1%, 2%였다.
잠재적 악재 방어기질까지 갖춘 '배당주'
이처럼 7월 어닝시즌은 지난 4월처럼 이익모멘텀이 강해지는 시기다. 따라서 이익 개선세가 나타나는 업종과 종목에 주목해야 하지만 브렉시트 등 잠재적 악재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익을 중요시하더라도 시장 방어적인 요소를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며 "대표적인 방어적 요소가 바로 배당"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코스피의 배당수익률이 국고채 3년물 금리와 정기예금 금리를 웃돌기 시작한 첫 해라는 점에서 배당에 대한 관심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인 기업 중에서 이익 모멘텀과 배당 관련 지표를 동시에 충족한 종목으로
POSCO(005490),
기아차(000270),
SK텔레콤(017670),
LG(003550),
효성(004800),
KCC(002380),
만도(204320),
동양생명(082640),
대교(019680),
LF(093050)를 꼽았다. 이 중 최선호주로는 기아차, SK텔레코, 만도를 제시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003470) 연구원은 "증시 전체 배당수익률은 여전히 낮지만, 기준금리가 낮아 배당수익률이 기준금리의 3배를 초과하는 종목이 크게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분석에 따르면 해당 종목은 2013년 6종목에서 2016년 71종목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주식은 예금보다 위험한 자산이지만 배당수익이 예금이자를 크게 웃돈다면 그 위험을 감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