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현석기자] 한국과 미국 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국내 배치를 결정하면서 주식시장에서 흥행을 보이던 화장품주와 같은 중국 소비 관련주들이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사드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한동안 주가 측면에서 부정적인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중국이 그동안 사드 배치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혀온 만큼 향후 경제보복으로 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2000년 발생한 ‘마늘파동’이나 2010년 ‘희토류의 일본 수출 금지’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화장품주들의 경우 대표적인 중국 소비 관련주로 꼽히고 있었다. 한류열풍 등으로 중국에 대한 화장품 수출이 증가하면서 주가도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던 상황이었다. 결국 사드 배치 결정이 흥행을 보이던 주가에 찬물을 부은 것이다.
지난해 중국의 한국 화장품 수입액은 9억4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30%나 증가했다. 지난 2014년 중국과 홍콩에 대한 한국 화장품 수출 비중은 54.44%에서 지난해 65.85%으로 증가하는 등 중화권에 대한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카지노도 마찬가지다. 카지노주들의 경우 매출의 상당 부분을 중국 VIP 고객들이 차지하고 있다. GKL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및 중화권 고객이 전체 비중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증권가는 당분간 중국 관련 소비주들이 조정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아직까지 중국이 경제적인 제재에 대해 밝히지 않은 가운데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가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선화 흥국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했지만 경제적인 제재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며 “당분간 심리 측면에서는 안 좋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도 “사드 배치 결정으로 반한 감정이 나오면서 중국인이 우리나라에 안 올 수 있다는 부분과 함께 수출에도 안 좋은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 같다”며 “아직까지 중국이나 우리나라 대응 방식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만큼 심리적으로 계속 불안한 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일 한국과 미국의 사드배치 결정으로 인해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중국 소비 관련주인 화장품·카지노·여행주들이 급락했다. 사진은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에 입국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 사진/뉴스1
유현석 기자 gus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