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LG화학(051910)이 세계 1위를 자랑하는 '편광판'의 중국 공장 증설을 전면 재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액정표시장치(LCD) 수요를 겨냥, 중국에 승부수를 띄웠지만 계속된 수익성 부진과 최근 불거진 중국과의 관계 악화 등 대내외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중국 난징에 증설하기로 했던 2개 라인 가운데, 올해 4분기까지 증설하기로 했던 4호기 사업 추진을 잠정 중단했다. 3호기는 지난 3월부터 가동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현재 LG화학 중국 난징공장에는 연간 생산능력 4000㎡ 규모의 기존 편광판 2개 라인에 2400㎡의 3호기를 더해 총 6400㎡의 생산규모를 갖추고 있다. 4호기 증설이 최종 철회되면, 총 7800㎡를 목표로 한 기존 계획도 수정될 전망이다.
편광판은 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의 핵심 소재로, TV LCD 패널 전·후면에 각각 1장씩 총 2개가 부착돼 빛을 통과시키거나 차단해 색을 구현하는 필름이다. 업계 트렌드가 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바뀌면서 위기설이 불거졌지만, LG화학은 3호기를 완공하기 전에 4호기 증설을 결정했다.
LG화학 관계자는 "3호기는 3월경부터 정상 가동 중이지만 4호기는 (증설이나 철회 여부 등을) 검토 중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또 그룹 차원에서 OLED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중국에서는 LCD가 30%정도 성장하고 있다"며 성장성을 본 전략적 판단임을 강조했다.
다만, 최종 결정은 향후 LCD 시황 등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편광판 단가 인하 압력이 지속되면서 2분기 정보전자소재 실적이 정체되고 있지만 3분기에는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LG화학의 정보전자소재 사업은 지난해 매출액 2조7641억원, 영업이익 1463억원을 거뒀으나, 올 1분기 들어 적자 전환하는 등 크게 부진했다. 다만 주업인 석유화학 부문의 수익성 호조 영향으로 2분기 실적은 전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충남 대산에 있는 LG화학의 나프타분해설비(NCC) 공장 전경. 사진/LG화학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