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글로벌 PC 출하량이 7분기 연속 감소했다. 북미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부진했다. 스마트폰이 빠르게 PC를 대체하면서, 화려했던 전성시대도 막을 내리게 됐다.
13일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2분기 전세계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한 6430만대로 집계됐다. 7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다. 다만 감소폭은 1분기 9.6%보다 완화됐다. 앞서 발표된 IDC의 집계에서는 2분기 출하량이 624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4.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카코 키타가와 가트너 책임연구원은 "미국 달러화 대비 현지 통화가치 절하로 일부 국가에서 PC 가격 인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PC 시장이 직면하고 있는 고질적 문제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대신 "올해 2분기 PC 출하량 감소세는 작년 같은 분기와 비교해 둔화됐다"며 "환율이 미치는 영향이 미미해지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는 환율과 전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을 야기할 요인으로 지목됐으나, 다행히도 2분기 PC 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
지역별로는 북미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출하량이 감소했다. 2분기 미국시장 PC 출하량은 152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5분기 연속 위축세를 끊고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라틴아메리카는 20% 급감하며 500만대에 못 미치는 출하량을 기록했다. 정치·경제적 불안감이 더해지면서 PC 수요를 더욱 위축시켰다.
아시아태평양 시장 PC 출하량도 전년 동기 대비 6.3% 감소한 2270만대를 기록했다. 아태 지역 경기 침체가 재량 지출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는 데다, PC보다는 스마트폰에 구매 우선순위를 두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호주, 필리핀, 한국에서는 선거활동이 이뤄지는 동안 정부의 IT 지출이 소강 상태를 나타냈고, 중국에서는 취약한 기업 신뢰도 등의 영향으로 출하량이 6.4% 줄었다.
업체별로는 레노버가 출하량이 2.2% 감소했음에도 20.5%의 점유율로 1위를 지켰다. 유럽 및 중동·아프리카(EMEA) 지역에서 재고 누적 문제로 고전했다. 4분기 연속 출하량 감소를 기록했던 HP는 1.8% 늘어나며 다소 회복세를 보였다. 점유율도 19.1%로 1.3%포인트 늘었다. 델은 모든 지역에서 업계 평균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출하량이 3.1% 증가한 가운데, 미국·라틴아메리카·일본 등지에서 두각을 보였다.
하반기에도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오는 29일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10' 업그레이드가 종료되지만, '윈텔 효과'(윈도우와 인텔) 실종으로 신규 수요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키타가와 연구원은 "제조·유통업체들이 PC 판매에 긍정적 전망을 보이고 있지만 재고 누적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하반기 기업·소비자 시장에서 얼마만큼 수요를 끌어올리느냐에 좌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