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디젤차' 지원정책 실효성 논란…"폐차보다 중고차로 파는 게 이득"

2004년 싼타페 폐차시 323만원…중고차 시세는 385만원

입력 : 2016-07-14 오전 6:00:00
최근 정부가 내수활성화와 미세먼지 관리 대책의 일환으로 발표한 ‘노후 디젤차 폐차 지원책’에 대한 자동차업계의 반응이 냉랭하다. 10년 이상 노후된 디젤차를 시장에 내다 팔았을 때 얻는 수익이 정부 지원을 받아 폐차 했을 때 보다 크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8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연 자리에서 미세먼지 배출이 많은 노후 디젤차 교체를 유도하기 위한 지원책을 내놨다. 이번 지원책은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 후속의 일환이지만, 침체된 자동차산업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측면도 담고 있다. 
 
 
문제는 자동차 업체 대부분은 정부의 ‘노후 디젤차 지원책’이 판매 확대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지원 혜택이 노후 디젤차 소유자들의 신차구매로 이끌기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이번 노후차 지원책은 2006년 12월 이전 등록된 노후 디젤차를 폐차하고, 승용차 구입시 개소세를 6개월간 70% 감면하는 게 골자다. 실제로 현대차 엑센트 1.6리터의 경우 감면 금액은 48만원~85만원, 쏘나타 2.0은 96만원~136만원 수준이다. 
 
무엇보다 정부 지원책을 통해 노후 디젤차를 폐차하는 것보다 중고차시장에 파는 것이 경제적 이득이 크다는 점이다. 가령 2004년식 싼타페(Santa Fe)의 경우 평균 중고차 시세는 385만원이지만, 폐차 시 ▲개소세 감면 혜택 143만원 ▲폐차 보조금 지원 150만원 ▲폐차시 고철값 30만원 등 총 323만원으로 정부 지원금이 오히려 낮다. 또 2004년식 스타렉스(Starex)는 평균 중고차 시세 410만원이지만, 정부 지원금을 받아 폐차 시 323만원으로 노후 디젤차 소유주는 약 87만원 손해를 보게 된다. 정부 지원금 혜택을 체감하기 위해선 2001년식 이전 노후 디젤차로 범위가 급격히 줄어든다. 
 
업계 관계자는 “개소세 인하 혜택이 종료된 가운데, 나온 지원책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소비 증대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도 “다만 디젤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확대로 특정 자동차 업체에 혜택이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정부의 이번 노후 디젤차 지원책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서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혜택이 함께 나오고, 디젤차 운전자들이 친환경차로 옮겨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국내 연료별 등록 차량 현황을 보면 ▲가솔린 980만대(47%) ▲디젤 860만대(41%) ▲LPG 230만대(11%) ▲하이브리드 17만5000대(0.8%) ▲전기차 5700대(0.03%)로 나타났다. 전체 디젤차 중 10년 이상 된 노후 디젤차는 93만대 수준으로 예측된다. 지난 2009년 노후차 교체 프로그램 진행 시 전체의 약 10%가 차를 바꾼 바 있고, 이를 토대로 단순 계산시 약 9만3000여대가 지원책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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