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직장인 신보미(35)씨는 은행에 다니고 있지만, 공격적 투자에는 인색하다. "금리는 낮지만 원금 손실은 용납하기 어렵다"는 신씨는 대부분의 자금을 적금에 붓고 있다. 이런 그가 원금손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도 매달 일정액을 납입하는 상품은 공모주펀드가 유일하다.
1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주식형 펀드에는 연초 이후 2조8256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국내 주식시장이 여전히 박스권 장세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적극적인 운용으로 시장수익률보다 높은 성과를 추구하는 전략의 액티브펀드가 지수를 따라 운용되면서 제한된 범위에서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의 인덱스펀드보다 성과가 부진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신씨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공모주는 시중금리+알파(α)의 수익을 노리는 중수익형 펀드라고 할 수 있다. 연초 이후 주식형펀드에서 3조원 가까운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중수익을 추구하는 국내혼합형 펀드로는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수익형 펀드?…시중금리+α 추구
혼합형 펀드는 주식과 채권을 단순비율로 혼합한 펀드가 있고, 이밖에 고유 전략에 따라 세부 유형을 나눌 수 있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수익 추구 상품은 콜옵션매도, 공모주, 국내자산배분, 시스템매매, 롱숏 등으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연초 이후 성과가 가장 뛰어난 유형은 콜옵션매도전략으로 3.32% 수익를 거뒀다. 공모주와 자산배분전략은 각각 1.7%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시스템매매와 롱숏펀드는 각각 0.56%, 0.15% 올라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국내 중수익 추구 펀드는 약 20조원 규모인데, 이 중 단순혼합 유형이 13조원을 차지하고 있다. 단순혼합형은 연초 이후 1.16%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규모가 큰 공모주펀드의 경우 연초 이후 1.17% 올랐다. 이 기간 6949억원이 유입되는 등 지난해 급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반기에도 두산밥캣, 삼성바이오로직스, 넷마블 등 주요 기업공개(IPO)가 이어질 예정이다.
올들어 수익률이 좋았던 공모주펀드는 'GB100년공모주 1 '(3.41%) '흥국분리과세하이일드'(3.19%) '한화공모주채움플러스'(3.14%) '플러스공모주'(2.74%) '동양공모주채움'(2.49%) 등의 순이었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IPO 시장은 공모금액만 5조원 이상으로 예상된 호텔롯데로 연초부터 대어들의 출현이 기대되는 큰 장이었다"며 "호텔롯데 상장은 철회됐지만, 하반기에 이어 못지 않은 대어급 공모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롱숏·콜옵션매도 등 다양한 전략의 복합형펀드
롱숏펀드도 대표적인 중수익 추구형 상품이다. 롱숏전략은 펀더멘털이 좋아 수익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매수(롱)하고, 반대의 흐름이 예상되는 종목을 매도(숏)하는 전략으로 운용한다.
올해 롱숏펀드 수익은 0.56% 상승에 그쳤는데, 문수현 연구원은 "올해 주식시장이 펀더멘털과 다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와중에 두드러진 성과를 낸 상품도 있다. '미래에셋밸런스롱숏'은 3.06% 수익률을 거뒀는데, 이 펀드는 순투자비중(롱에서 숏포지션을 차감)을 시장상황에 따라 -20%에서 +20% 사이에서 조절한다. 이어 'IBK '가치형롱숏 40'(2.17%)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 50'(1.53%) '현대퀀트롱숏'(1.41%) 순으로 성과가 우수했다.
중수익 펀드 중 연초 이후 가장 높은 성과를 내고 있는 콜옵션매도형은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3.32%)이 대표적이다. 주식을 매수하고 동시에 콜옵션(특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매도하는 전략으로 운용하는 상품인데, 주식시장이 급락하지 않는 한 비교적 안정적인 성과를 내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은 1년, 3년 수익률도 6.32%, 35.50%로 우수하다. 포트폴리오는 우선주와 배당주를 중심으로 구성한다.
이밖에도 두개 이상의 전략으로 알파 수익을 내는 복합전략의 펀드도 중수익형이다. '흥국공모주로우볼채움'(3.48%) '키움공모주스마트채움'(3.01%) '키움장대트리플플러스'(2.49%) 등이 있다.
'흥국공모주로우볼채움'은 공모주 전략에 변동성이 낮은 주식에 투자하는 로우볼 전략을 병행한다. '키움공모주스마트채움'의 경우 공모주 전략과 분할매수 전략을, '키움장대트리플플러스'는 공모주 전략에 롱숏 전략을 병행한 펀드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