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현대·기아차는 18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주재로 상반기 해외법인장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현대차그룹
이날 회의에는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 등 총 60여 명이 참석해 올 상반기 지역별 실적 및 경영환경을 점검하고 하반기 생산·판매 전략을 집중 논의했다.
올 상반기 현대·기아차는 해외시장에서 322만4196대를 판매했다. 주요 수출시장인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며 타격을 입었지만 유럽과 인도의 판매 호조에 전년 대비 판매 감소율을 4.2%로 막아냈다.
정몽구 회장은 회의 석상에서 글로벌 저성장 지속, 신흥시장 침체 심화 등 힘겨운 시장상황에서도 분투하고 있는 양사 해외법인장들을 격려했다.
정 회장은 "어려운 외부 환경은 이제 변수가 아니라 상수인만큼 끊임없는 혁신만이 불확실성의 시대에도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시장의 변화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시스템을 강화해 시장 변화를 먼저 이끄는 기업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회장은 해외 현지 시장 상황에 대한 점검 강화, 판매 확대 위한 글로벌 AS 활성화,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신차 마케팅, 멕시코·중국 창저우 공장의 성공적 가동을 주문했다.
올 하반기 글로벌 자동차 시장 상황 역시 현대·기아차에 웃어주는 편은 아니다. 저성장이 고착화된 시장 상황에 브렉시트 이후 불확실성마저 커지며 자동차 시장의 변화 역시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 인상 여부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자동차시장은 2.4% 성장에 그치며 지난해에 이어 2%대 저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비록 상반기 유럽, 중국의 호조에 힘입어 2.5% 성장했지만 하반기에는 유럽, 미국 등 주요 시장 성장률이 전년동기 대비 하락하며 2.2%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상반기 9.1% 성장한 유럽시장은 브렉시트 결정 이후 소비 심리 위축으로 하반기에 0.7%밖에 성장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시장 성장률도 하반기 1.2%에 그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만에 최저 성장률인 연간 1.3%를 기록할 전망이다.
선진시장은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시장의 부진 속에 중국과 인도가 하반기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정부의 구매세 인하 정책으로 인해 하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하고, 인도 역시 금리하락 영향으로 8.4%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차급별로는 저유가가 지속되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인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각 정부의 보급 정책으로 인한 친환경차 시장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SUV 생산량을 확대하고 소형 모델을 주요 지역에 신규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만 생산하던 싼타페를 앨라배마공장에서도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글로벌 각 공장에서 투싼, 스포티지 등 SUV의 생산비중을 높였다.
또 지난해 인도에 출시돼 순항 중인 소형 SUV 크레타의 판매를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지역으로 확대하고 국내 인기 모델 니로 하이브리드를 유럽,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고급차 시장 공략을 위한 제네시스 브랜드의 글로벌 출시도 본격화한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최고급 차량인 G90(국내명 EQ900)를 미국, 중동에 출시한데 이어 G80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정 회장은 "고객에게 집중해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최대한 공급할 수 있도록 생산, 판매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연구개발-생산-판매-서비스' 전 부문에서 업무 품질을 높여야 한다며"고 덧붙였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