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계좌이동 서비스가 18일부터 시작됐지만 관련 문의가 적어 시중은행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다만, 은행권은 일임형 ISA 수익률이 공개되는 이달 말부터는 고객들이 본격적으로 계좌이동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 고객들의 ISA 계좌이동 요청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여의도 A은행 지점 관계자는 "아직 ISA 계좌를 이동할 수 있다는 홍보가 덜 되서인지 이를 문의하는 고객은 2~3명에 불과했다"며 "이들 고객들도 실제 계좌이동을 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인근 B은행 지점에서는 "ISA 계좌이동을 요청하는 고객은 오늘 하루동안 한명도 없었다"며 "앞서 3단계 계좌이동제를 실시할 때보다 관심이 덜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은행권은 은행의 일임형 ISA 수익률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라 고객들이 섯불리 계좌이동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ISA를 담당하는 은행권 관계자는 "증권사는 지난달 말 일임형의 수익률이 공개됐지만 은행은 이보다 한 달 늦은 이달 말 공개가 예정돼 있다"며 "아직 수익률이 공개되지 않다보니 고객들도 이달 말까지는 지켜보자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권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임형 ISA의 수익률이 공개되면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자금운용을 하는 증권사로 계좌이동을 하는 고객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공개된 증권사의 일임형 ISA 중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ISA다모아에 게시된 13개 증권사의 103개 일임형 ISA MP(모델포트폴리오)를 분석한 결과 이들 상품은 투자 위험도에 따라 최저 0.1%에서 최고 5.0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이들 상품 중 수익률 이 높은 것은 고위험 상품이었다. 수익률 1위 상품인 HMC투자증권의 수익추구형 B2 신흥국·대안투자형의 수익률은 5.01%였다. 이어 초고위험 상품인 HMC투자증권 고수익추구형 A1 선진국형의 경우 4.92%의 수익률을 보였다.
반면, 은행들은 일임형 ISA의 연 수익률을 3~5%대로 맞춰 운용하고 있어 증권사보다 수익률 경쟁에서 열세에 놓여있는 상황이다.
은행 고위 관계자는 "예컨데 증권사의 일임형 상품 중에서는 3개월 수익률이 5%를 넘기도 한다"며 "이는 은행들이 운용하는 연 3~5%대의 수익률의 3~5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의 자금운용 방식은 '안정성'에 맞춰져 있다보니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높은 상품에 투자하는 증권사보다 수익률이 높기 어렵다"며 "이럴 경우 고객들은 위험성이 있더라도 단기간 수익률이 높은 증권사의 상품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계좌이동이 시작됐지만 시중은행에 문의오는 고객은 많지 않았다. 18일 우리은행 본점. 사진/뉴스토마토DB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