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영준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017670)의
CJ헬로비전(037560) 인수합병(M&A)을 불허하면서 CJ헬로비전의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운 상황이다. 그동안 SK텔레콤으로의 M&A를 준비하면서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할 수 없었던 탓에 CJ헬로비전은 경영활동이 많이 위축됐다. 앞으로 자구책을 강구하거나 새로운 주인을 찾을 수 밖에 없는 처지다. 기로에 선 CJ헬로비전이 어떤 선택을 통해 난국을 극복할 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CJ헬로비전은 공정위의 M&A 불허 결정을 수용하고 내부 안정화를 최우선으로 경영정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우선적으로는 정상적인 경영활동 재개에 집중하고 있다"며 "향후 대책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CJ헬로비전은 지난해 11월 SK텔레콤과의 M&A 발표 이후 신규투자를 거의 중단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416만4119명이던 CJ헬로비전의 가입자는 올 3월 414만9504명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케이블TV업계에서 신규투자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디지털 전환율은 61%로 제자리 걸음을 기록했다. 합병법인 출범 이후로 신규투자 계획을 미뤄왔던 결과다.
신영선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이 18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 금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제 CJ헬로비전은 그동안 낭비한 시간을 벌어들일 자구책을 강구하거나 새로운 주인을 찾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두가지 방안 모두 CJ헬로비전에게는 쉽지 않은 과제를 던져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자구책은 딜라이브와 같이 내부 경쟁력을 강화해 독자 생존을 노리는 방식이다. 그러나 CJ헬로비전의 경우 모회사인 CJ그룹이 이미 매물로 내놓은 상황에서 신규투자나 내부 경쟁력 강화가 얼마나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여기다 직원 사기 등을 감안하면 자구책 실행을 위한 내부 동력이 상당히 저하돼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새로운 주인을 찾는 것도 당장은 어려울 전망이다. 공정위가 M&A 불허를 결정한 주요 이유가 방송구역별 경쟁제한 발생 가능성이기 때문이다. 현재 CJ헬로비전은 23개 방송구역 가운데 17개 구역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공정위는 CJ헬로비전이 SK텔레콤으로 M&A되면 새롭게 4개 구역에서 1위 사업자가 돼 총 21개 방송구역에서 경쟁제한 효과를 발생시킬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공정위의 결정대로라면 이동통신사업자는 물론 종합유선방송(SO)끼리의 M&A는 불가능하다. 1조원이 넘는 CJ헬로비전을 사기 위해서는 전혀 다른 산업군의 대기업이 뛰어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케이블TV업계 관계자는 "공정위의 논리라면 SO를 인수할 기업은 방송통신시장 내에서는 없다"며 "조선업처럼 부도위기가 몰리기 전에 성장정체에 빠진 케이블업계를 살릴 방안을 마련하거나 규제를 철폐해야된다"고 말했다.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