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추미애·송영길 양자 대결로 굳어져가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에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도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이 예상 외의 경쟁력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은 오는 8월27일 더민주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늦어도 이번주 내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의 당대표 출마 가능성에 대해 정치평론가 이종훈 박사는 통화에서 “더민주가 (지난해 말) 당 혁신 과정에서 온라인 당원을 모집하며 당원 구성이 확 바뀌었다”며 “색깔이 선명한 사람일수록 유리한 구도가 됐기 때문에 김 전 위원장이 틈새시장을 본 것”이라고 풀이했다. 기존 추미애·송영길 의원에 만족하지 못하는 당원들이 다수 존재하는 상황에서 김 전 위원장이 이들 당원의 지지를 흡수해 경쟁력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청래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출마 여부를 타진했던 이재명 성남시장의 지지율이 상당한 것으로 확인된만큼 성향이 비슷한 정 전 의원에게 지지세가 옮겨갈 수 있다는 것이다.
송영길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김상곤 전 위원장과 정청래 전 의원 등의 출마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당대표 후보로) 누가 나오지 않으시겠나. (예비경선 없이도) 3명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출마하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과 정 전 의원의 출마가 전당대회 흥행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도 나온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전당대회가 흥행하려면 후보별로 뭐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가 구분이 돼야 하는데 그런 점이 안 보인다”고 평했다. 추미애·송영길 후보 모두 호남을 중시하고 문재인 전 대표의 의중을 살피는 식의 선거 전략을 보이는 상황에서 다른 후보들도 비슷한 노선을 취한다면 관심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진표·김부겸·원혜영 의원 등이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당대표 후보군이 다양한 색깔을 낼 여지는 적어진 상태다.
당 일각에서는 지금처럼 무난한 분위기 속에 전당대회를 치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시절인 지난해 2월 전당대회는 문재인·박지원 양강구도로 치열하게 진행되면서 이후 당 분열로까지 이어진 바 있다. 차기 당 대표가 내년 대선을 관리하는 성격이 강한만큼 안정적으로 전대를 치르는 것이 오히려 좋다는 주장이다. 다만 출마 후보들의 색깔이 비슷한 상황에서 집안잔치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이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던 지난 2월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