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LG화학(051910) 배터리가 우주까지 진출한다. 주력인 전기차배터리의 성장이 본격 기대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사업 영역 확대는 LG화학의 기술력을 입증하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다.
LG화학은 17일 국내 업계 최초로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우주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이번 계약을 통해 올 하반기부터 NASA에 신규 개발된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하며, NASA는 해당 배터리를 우주복에 전원을 공급하는 용도로 사용하게 된다.
NASA는 최근 은아연 배터리의 높은 가격, 짧은 수명 등을 고려해 리튬이온 배터리로의 교체 필요성을 인식하고 주요 배터리 업체들의 샘플을 대상으로 내부단락유발장치를 통해 안전성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LG화학의 배터리가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했다. LG화학 배터리는 통상적으로 항공·우주 및 군에서 사용되는 은아연 배터리보다 수명은 약 5배 길고, 가격경쟁력도 뛰어나다.
사업영역 역시 넓어졌다. LG화학은 이번 공급계약으로 전기차, 전기선박, 드론까지 육·해·공 배터리 시장에 진출한 것은 물론 우주까지 선도적 역할을 하게 됐다. 특히 최근 중국이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을 견제하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어, 이 같은 사업영역 확대로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앞서 중국 정부는 LG화학과 삼성SDI 제품에 대해 '전기차 배터리 규범조건 인증'에서 탈락시키며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여기에다 국내 사드 배치 등으로 중국과의 대외관계가 악화되면서 중국의 전기차 시장 진출이 더욱 쉽지 않아졌다.
사진/뉴스토마토
현재 LG화학은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유럽의 르노, 볼보, 아우디, 중국의 상해기차 등 20여곳에 이르는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또 지난해 6월 노르웨이 조선사인 아이데스빅의 세계 최초 친환경 하이브리드 선박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하며 국내 배터리업계 최초로 전기선박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최근에는 주요 드론 업체들의 플래그십 모델에도 고출력 구현 및 안전성을 확보한 LG화학 배터리가 탑재되고 있다.
이웅범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은 "항공·우주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가지고 있는 NASA의 안전성 테스트를 통과하며, LG화학의 배터리 기술력을 세계 시장에서 입증하게 됐다"며 "NASA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다양한 항공·우주 기기에 LG화학 배터리가 적용될 수 있도록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 역시 "이번 NASA와의 계약은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고 덧붙였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2차전지의 한 종류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소형 전지를 중심으로 성장해 왔으며 최근 이들 시장의 성장둔화에 따라 전기차, ESS 등 중대형 전지로 그 영역을 넓혀왔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B3에 따르면 리튬이온배터리 시장은 올해 90.3GWh 규모에서 2020년 169.3GWh(320km 주행 가능한 고성능 전기차 기준 280만대) 규모로 연평균 17% 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