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황교안 국무총리가 27일 국회로 넘어온 추경(추가경정예산)의 조속한 통과를 요청했다. 추경에 대한 각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위원회의 심사가 예정돼 있지만 여야는 회의 일정도 구체적으로 정하지 못했다. 야당은 송곳 검증을 예고하고 있어 정부 바람대로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황 총리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대독하며 “이번 추경은 구조조정 지원과 일자리 창출을 통해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면서 조선업 관련 지역의 경기 둔화를 최소화하고, 서민 생활의 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를 담았다”고 밝혔다.
여야는 추경 통과를 위해 28일부터 2주간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위원회 심사를 하고 다음달 12일 본회의 통과를 잠정 합의한 상태다. 그러나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합의하지 못해 정부와 새누리당이 원하는 타임테이블에 따라 추경이 통과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와 여당은 국회가 잠정 합의한 대로 내달 12일 본회의 통과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야당은 추경 집행일이 9월1일이라 조급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여야 3당은 일정 합의를 위해 회동을 예고하고 있으나 조속한 합의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야당은 추경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공언하고 있다.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이번 추경예산안을 엄밀히 분석하면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 불확실하다”며 “세밀하게 검토해 추경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도 이날 교통방송 라디오에 나와 “검토위원이 검토보고서 쓰는 데에만 일주일이 걸린다”며 “8월12일 통과시키라는 말은 상임위와 예결위가 일주일만에, 거의 날치기에 가깝게 통과시키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야당은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을 추경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지만 정부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김태년 더민주 예결위 간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누리과정 예산에 대한 해결 방안을 가져와야 한다”고 정부를 압박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 추경에 포함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1조9000억원을 누리과정 편성 재원으로 활용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대우조선해양에 막대한 자금 지원을 결정한 일명 ‘청와대 서별관회의’ 청문회를 놓고도 여야의 격돌이 예상된다. 여야는 대우조선해양에 자금을 지원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대한 청문회를 잠정 합의한 바 있다. 야당은 이를 청와대까지 포함한 ‘서별관회의 청문회’라고 부르고 있지만, 여당은 단순히 국책은행에 대한 청문회라고 맞서고 있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정부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