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기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이에 따라 2011년 6월부터 5년 넘게 지속된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헌재 전원재판부는 28일 대한변호사협회와 한국기자협회 등이 "김영란법 제2조 제1호 마목 등이 언론의 자유와 사학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이같이 판단하고 청구를 기각했다. 한국기자협회의 심판청구는 "기본권 침해의 자기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각하했다.
나머지 청구에 대해서는 핵심쟁점 4가지를 모두 합헌으로 봤다. '언론사·사립학교' 포함 조항(사학·언론의 자유 침해 여부), '배우자 금품수수 신고 의무·처벌' 조항(연좌제 금지 위반, 형법과 충돌), '부정청탁' 대상 기준 조항(명확성 원칙 위반 여부), '금품수수' 한도 대통령령 위임 조항(포괄위임 원칙 위반 여부) 등이 그 쟁점이다.
그러나 세부 쟁점에 대해서는 헌법재판관간 의견이 갈렸다. 우선 김창종·조용호 재판관은 "언론인과 사립학교 곤계자를 '공직자 등'에 포함해 청탁금지법의 적용을 받게 하는 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이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또 이정미·김이수·안창호 재판관은 김영란법의 위임조항 중 '금품 등 수수 금지행위의 가액 하한선'을 법률이 아닌 대통령령에서 정하도록 위임한 것이 헌법에 위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창종 재판관은 "위임조항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돼 언론인 및 사립학교 관계자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정미·김이수·김창종·안창호 재판관은 "제재조항 중 제22조 제1항 제2호(불신고처벌조항)는 형벌과 책임의 비례원칙에 어긋나고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상실해 언론인 및 사립학교 관계자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다"고 밝혔다.
앞서 대한변협과 한국기자협회 등은 지난해 3월 김영란법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 "민간 영역의 언론이 포함된 것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이후 인터넷 언론사와 사립학교 및 사립유치원 관계자 등도 추가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이후 헌재는 이들 사건을 병합해 심리해왔다.
김영란법은 공직자와 언론사 임직원, 사립학교 및 유치원 임직원, 사학재단 이사진 등이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에 상관없이 1회 100만원 이상, 1년에 300만원 이상의 금품 또는 향응을 받으면 형사처벌하는 내용이 담겼다.
헌법재판소가 이른바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의 위헌 여부를 가리는 공개변론을 열기로 한 가운데 지난해 12월10일 오후 박한철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들이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자리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