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출자회사 상당수가 '손실'

40조원 넘게 출자됐지만 자본잠식도 다수…퇴직자 재취업 관리도 안돼

입력 : 2016-07-31 오후 3:55:44
[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지난 2011년 해외 물류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200억원을 투자해 '칭다오aT물류유한공사'를 설립했다. 그러나 가동은 당초 계획보다 3년이 늦어진 지난해에야 시작됐으며 가동률은 40.4%에 머무르고 있다.
 
공공기관들이 자신들의 사업과 관련있는 회사에 자본·현물을 투자해 주식을 취득하거나 자본금을 출자한 후 설립한 출자회사 운영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업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출자회사를 설립해 모기업에 재정부담을 초래하는 문제 등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 29일 펴낸 ‘공공기관 출자회사 운영실태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74곳이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지 않은 출자회사 560개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회사에 대한 출자규모는 취득금액 기준으로 41조7856억원에 이른다. 이중 상당수가 관리미흡 등의 이유로 손실을 입거나 청산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예산정책처의 설명이다.
 
한국관광공사의 경우 지난 2009년 서남해안레저와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에 각각 89억9000만원과 11억2000만원을 출자했으나 이들 회사는 최근 3년간 지속적인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당초 계획했던 테마파크와 산업단지, 리조트 등의 실적은 전무하다.
 
문제 해결을 위해 기획재정부도 지난 2009년 11월 경영부실 누적이나 기능중복 등의 이유로 131개 출자회사를 정리하도록 하는 등의 대책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지난달 13일에도 정부는 광물공사 등이 보유한 출자회사 지분 정리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일선에서는 매수자가 없어 회사를 정리하지 못하거나 도입된 제도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를 위해 출자회사의 성과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법인 설립시 기재부와 하도록 되어있는 사전협의 과정을 제도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예산정책처는 지적했다.
 
출자회사에 공공기관 퇴직 임직원이 취업하는 상황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23개 기관에서 213명의 임직원이 퇴직해 출자회사에 재취업했다. 그러나 취업 사실이 공시된 것은 24명에 불과하다.
 
공기업 고위 임원에 한정해 출자회사 임용현황을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에 공개토록 하고 있는 제도 때문에 출자회사에 대한 '낙하산' 우려도 제기된다. 예산정책처 관계자는 “이 기간 동안 49명의 퇴직 임직원이 출자회사에 재취업한 철도공사의 경우 임원 5명만 공시됐다”며 “고위임원 외의 직원도 출자회사 임용현황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난 2011년 해외 물류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설립한 ‘칭다오aT물류유한공사’는 지난해 말 기준 가동률이 40.4%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해 8월28일 개최된 ‘칭다오 한국농수산식품 물류센터’ 개소식 장면. 사진/aT 홈페이지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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