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이해곤기자]대한석탄공사와 한국광물자원공사가 단계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한다. 에너지공기업들의 해외자원개발 기능은 효율화되고 독점으로 이뤄지던 전력과 가스 판매는 민간에 개방된다.
부실이 누적되고 있는 공공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정리 작업이 시작된다. 정부는 기관의 통·폐합과 구조조정, 유사·중복 기능 조정, 비핵심업무 축소, 관련 업무의 민간개방 확대 등을 통해 공공기관의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14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통령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16 공공기관장 워크숍'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에너지·환경·교육 분야 기능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을 통해 모두 5개의 기관이 통·폐합되고, 석탄공사와 광물자원공사는 단계적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29개 기관에서는 업무 조정과 축소, 민간개방 확대 등이 이뤄진다.
먼저 에너지공기업들의 부실을 정리하고 비핵심업무가 축소된다. 유사 기능을 일원화하거나 통합해 중복 기능으로 인한 비효율을 해결한다.
부실 정리를 위해 먼저 자본이 잠식되고 적자가 계속 이어져 누적 부채가 1조6000억원에 이르는 석탄공사는 단계적 구조조정에 착수한다. 무리한 투자확대로 부채비율이 6905%까지 치솟은 광물자원공사도 구조조정이 예정돼 있다. 특히 해외자원개발 기능을 축소하고 광물비축, 광물지원 기능은 유관 기관과 통합이 검토된다. 신규 인력 채용도 중단한다.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는 핵심자산을 중심으로 자산을 정리하고 민간 부문과의 협력을 강화한다. 자체적으로 구조조정 방안을 내놓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은 석유공사는 본부를 6개에서 4개로 줄이는 등 전체 부서의 23%를 줄이고 2020년까지는 전체 인력의 30%를 줄일 계획이다.
한국전력공사도 발전원료 해외 개발기능을 폐지하고 9개 광구 출자 지분과 관련한 자산을 순차적으로 매각한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전기용품 시험·인증 업무를, 한전 KDN은 전신주 관리 등 비핵심업무를폐지하게 된다. 기초전력연구원은 폐지되고 한전의 전력연구원으로 통합한다.
노형욱 기획재정부 재정업무관리관이 지난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브리핑룸에서 열린 공공기관 기능조정 관계부처 합동 사전브리핑에서 공공기관 기능조정 방안의 주요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발전 해외진출은 기관별로 진출분야를 특화하고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한전이 대형사업과 에너지 신산업을 담당하고 발전5사가 화력과 신재생, O&M(운영·정비)을 맡는 등 중복 기능을 없애갈 예정이다.
한전과 전기안전공사가 각각 맡고 있던 '일반용 전기 사용전 점검' 업무는 전기안전공사로 일원화하고 효율적인 물 관리를 위해 한국수력원자력이 보유 중인 발전용 댐관리는 한국수자원공사로 위탁해 일괄 운영한다.
공공기관이 독점하고 있던 업무들의 민간 개방도 확대 된다.
한전이 독점하고 있는 전력 소매판매 분야는 규제를 완화해 단계적으로 민간에 개방된다. 이를 통해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다양한 사업모델 창출에 나선다.
가스공사 독점 분야인 가스 도입·도매분야도 민간 직수입제도 활성화를 통해 시장 경쟁구도를 조성한 뒤 장기수급 계약이 만료되는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민간에 개방할 예정이다.
발전5사 신규 발전기 정비를 독점하고 있던 한전KPS의 업무도 폐지하면서 화력발전 정비시장을 민간에 개방한다. 한전기술의 원전 상세설계 업무의 민간 개방도 확대 된다. 또 한전의 광통신망 구축사업은 2017년부터 중단된다.
자율적 감시와 감독을 강화해 보다 투명한 운영이 이뤄지도록 공공기간으로의 민간자본 유입도 진행된다. 발전5사와 한전KDN, 가스기술공사, 한수원 등 8개 에너지 공공기관의 상장이 추진되는데 정부는 전체 지분의 20~30%를 상장시켜 민영화가 아닌 혼합소유제 형태로 추진된다고 설명했다. 지역난방공사는 악화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이 외에도 환경 분야에서는 국립생태원과 낙동강 생물자원관, 호남권 생물자원관, 멸종위기종복원센터를 통합해 '생물다양성 관리원(가칭)'을 설립하고 한국환경공단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유사·중복업무를 조정한다.
교육 분야에서 정부는 해외전자정보 공동 구매 기능과 대학 재정정보 시스템, 고전번역기능 등의 업무를 일원화할 계획이다.
유 부총리는 "이번 방안의 구체적인 추진일정은 주무부처가 다음 달까지 마련해 차질 없이 이행해 나갈 것"이라며 "기재부는 정기적으로 추진실적 점검회의를 개최해 이행실적을 점검하고 애로요인을 해소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