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감축 최종안 두고 부처간 의견 '분분'

녹색위-환경부 "4% 감축" VS. 지경부 "이행 못해"
각 부처 장관, 오는 위기관리대책회의서 논의키로

입력 : 2009-11-02 오후 1:23:01
[뉴스토마토 장한나기자] 다음달 17일 국무회의서 결정될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안에 대해 정부 부처간 의견 차가 벌어지고 있다.
 
2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와 환경부는 오는 2020년까지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지난 2005년 대비 4% 감축하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3가지 방안 중 가장 강력하다.
 
정부가 가장 강도 높은 안을 내놓은 것은 내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에 따라 국가 위상도 높아진 만큼 그에 따른 책임도 무겁게 이행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감축안을 실제 이행해야 하는 산업계로서는 명분만으로 이 같은 강도 높은 감축안을 이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산업계와 직접 맞닿아있는 지식경제부도 여기에 공감하고 있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최근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관련 "너무 급하게 가고 있다"며 "일자리는 몇 개가 줄어들지, 주력산업 경쟁력은 유지될 수 있을지 등을 점검해야 하며 세계 동향 등을 살펴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만의 환경부 장관은 지난달 "산업계는 낮은 수준의 온실가스 감축을 희망하지만 우리는 국제사회에 감축 의지를 보일 필요가 있다"면서 "4% 감축안은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개발도상국을 자극할 뿐 아니라 선진국으로부터 지지를 얻어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온실가스 감축안에 대해 부처 간 의견이 대립하자 "배가 산으로 가고 있다"며 적극 조정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각 부처 장관은 오는 4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리는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온실가스 감축 문제에 대해 직접 의견을 주고 받을 예정이다.
 
회의 전 각 부처는 온실가스 감축 시나리오별로 경제전반과 해당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 마련된 자료를 바탕으로 토론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 관계자는 "이번 G-20회의 개최지로 선정됨에 따라 온실가스 문제에 대해 과거처럼 개도국 차원에서 고려해달라고 요구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빨리 합의점을 찾아 정부가 일관된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토마토 장한나 기자 magar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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