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4일 대구·경북(TK)지역 국회의원 11명과 면담을 갖는다. 미국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의 경북 성주군 배치 문제와 대구공항 및 K2 공군기지 통합이전 등 지역 현안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청와대에 따르면 면담 참석자는 새누리당 TK 초선 의원 가운데 일정상 참석이 불가능한 정종섭 의원을 제외한 10명, 그리고 사드 배치 장소로 결정된 경북 성주를 지역구로 둔 재선의 이완영 의원이다.
김정재 의원 등 TK 초선 의원들은 지난달 중순 사드 배치와 대구공항 이전 등 지역 현안에 대한 민심을 박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며 면담을 요청한 바 있다. 이들의 요청이 받아들여진 셈이다. 박 대통령도 지난 2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해 지역 국회의원 및 단체장과 만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 전당대회 직전에 이뤄지는 이번 면담에 대해 박 대통령의 '다른 의도'를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박 대통령이 친박계 후보에 힘을 실어 주는 모양새가 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과거 중요한 선거 때마다 특정 지역을 방문하거나 특정 발언을 통해 선거에 영향을 미쳤고, 선거를 승리로 이끌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선거의 여왕’이라 불리는 이유다. 지난 총선 직전에는 TK 지역을 집중 방문해 친박 후보들을 지원한다는 해석을 낳았다.
이같은 시선에 대해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회동이 새누리당 전당대회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며 “국정 현안에 대한 민심을 청취하기 위한 자리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비박계의 경계감은 크다. 호남에서 전국 민생투어를 진행하고 있는 김무성 전 대표는 이날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만나서 (대통령이) 무슨 말씀을 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통령이 특정 지역 의원들을 만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정재 의원은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사드 문제와 현안들 관련해 주민들과 소통의 폭을 넓혀달라고 요구하기 위해 면담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이런 것을 전당대회와 연결하고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대통령이 무엇을 할 수 있겠나”라고 항변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김홍걸 전 국민통합위원장 등이 3일 사드 배치 예정지인 성주 성산포대를 둘러본 후 주민과의 대화를 위해 성주군청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