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은행권이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상품 가운데 상대적으로 안전형으로 분류되는 저위험 모델포트폴리오(MP) 수익률에서도 증권사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의 저위험·초저위험 상품의 3개월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은행권 포트폴리오(MP)의 수익률 평균은 0.59%였다. 이는 같은 기간 증권사(0.86%)보다 0.27%포인트 낮은 수치다.
ISA다모아에 따르면 은행의 MP의 대부분은 0%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나마 우리은행의 '우리 일임형 국공채 ISA (안정추구형)'가 유일하게 1.17%의 수익률을 보였다.
이어 ▲신한은행 일임형 ISA MP(저위험 A) 0.81% ▲우리 일임형 우량채 ISA (안정추구형) 0.79% ▲신한은행 일임형 ISA MP(저위험 P) 0.74% 등의 수익률을 보였다.
국민은행의 'KB국민 만능 ISA 안정수익추구 A형(적극배분형)'과 'KB국민 만능 ISA 안정수익추구 A형(안정배분형)'은 각각 0.19%와 0.32%로, 가장 낮은 수익률을 보였다.
반면, 증권사의 저위험 및 초저위험 MP 상당수는 1%대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신한금융투자 ISA MP(저위험 A)는 가장 높은 1.8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 ▲신한금융투자 ISA MP (저위험 P) 1.78% ▲HMC투자증권 안정추구형 B4(신흥국,대안투자형) 1.75% ▲NH투자증권 QV 안정추구P 1.62% ▲메리츠 ISA 안정지향형A 1.62% 등이 뒤를 이었다.
은행과 증권사의 이 같은 수익률 차이에 대해 은행이 브렉시트 영향으로 주식펀드에서 손해를 봤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예컨대 'KB국민 만능 ISA 안정수익추구 A형(적극배분형)'의 경우 국내주식형펀드(5%), 국내채권혼합형펀드(10%), 해외주식형펀드(10%) 등 총 25% 가량을 주식 분야에 투자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지난 2분기 국내외 주가가 하락하면서 손실이 발생했다.
반면, 신한금융투자 ISA MP(저위험 A)의 경우 주식 분야에 투자하지 않았다. 대신 대표적인 단기 자금에 속하는 머니마켓펀드(MMF)에 30%를 투자했다.
MMF란 단기금융상품에 집중 투자해 단기 실세금리의 등락이 펀드 수익률에 신속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한 초단기 공사채형 상품이다. 주로 금리가 높은 CP(기업어음), CD(양도성예금증서) 등 단기금융상품에 집중 투자하는데, 브렉시트 등의 우려로 MMF에 자금이 빠르게 몰리면서 지난달에는 연중 최고치인 12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은행 저위험 MP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우리 일임형 국공채 ISA (안정추구형)' 역시 주식 투자 없이 국내채권형 펀드(90%)와 MMF 등 유동성자산(10%)에 집중 투자했다.
이 같은 수익률 격차에 은행권은 당혹스러워하는 입장이다. 안전 자산에 투자하는 저위험 이하의 MP 수익률은 업권 특성상 은행에 강점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브렉시트 등으로 국내외 주식 투자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며 "고위험·고수익 MP는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증권사가 앞설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안전형 상품의 부진은 예상 밖"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의 고위험 및 초고위험 MP의 3개월 수익률은 0.05%로 같은 기간 증권사(1.02%)보다 0.97%포인트 낮았다. 중위험 MP 역시 증권사(0.79%)보다 0.65%포인트 낮은 0.14%의 수익률을 보였다.
◇은행권이 당초 강점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던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저위험 모델포트폴리오(MP)에서도 증권사에 뒤처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의 한 은행 영업점에서 직원이 고객에게 ISA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