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생활가전 판매 및 렌탈을 주력으로 하는 동양매직이 하반기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의 뜨거운 매물로 떠올랐다. CJ와 대만의 홍하이정밀공업(폭스콘)을 비롯해 복수의 국내외 사모펀드들이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동양매직의 최대주주인 NH·글랜우드 프라이빗에쿼티(PE)는 오는 11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한 뒤 예비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9월 추석을 전후해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며, 예상 인수가는 5000~6000억원 수준이다. NH·글랜우드 PE가 지난 2014년 2800억원에 동양매직을 인수한 것을 감안하면 2년 만에 몸값이 두 배로 뛰어올랐다.
지난 4월8일 서울 동대문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양매직 슈퍼S 정수기 신제품 론칭 행사에서 전속모델 현빈이 정수기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업계에서는 동양매직을 여러 측면에서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가장 큰 이유로는 급성장하고 있는 국내 렌탈시장이 있다. 한국렌탈협회와 KT경제경영연구소 등에 따르면 국내 렌탈시장 규모는 2008년 약 4조5000억원 수준에서, 올해 25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1·2인 가구가 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물건을 구매해 소유하는 것보다 매달 적은 비용으로 렌탈해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인식이 늘고 있다. 렌탈 영역도 기존 정수기와 비데, 공기청정기를 넘어 가구와 소형가전, 의류로까지 전방위로 확장되는 추세다.
동양매직은 현재 렌탈시장에서 코웨이와 청호나이스에 이어 3위권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최근 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각종 유해물질 논란(니켈 정수기, 유해 항균필터)과 무관해, 상황에 따라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다크호스로 평가 받는다. 부동의 시장 1위 코웨이가 니켈 정수기 파장에 흔들리면서 시장 지각변동 가능성도 커졌다.
또 급성장하고 있는 직수형 정수기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렌탈 방문판매 및 관리를 하는 ‘매직케어’ 전국 조직망을 확보하고 있는 점도 높은 점수를 얻는 요인이다. 가스레인지 등 생활가전 분야에서 오랜 기간 축적한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기술력도 동양매직의 매력을 부추긴다.
업계 관계자는 “코웨이의 경우 업계 1위지만 유해물질 파장과 함께 몸값이 3조원에 달해 인수자가 쉽게 나서기 어렵다”며 “반면 동양매직은 규모가 작고 향후 성장가능성도 높아 올해 안에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당초 코웨이의 인수 유력후보로 거론됐던 CJ는 그룹 내 사정과 높은 가격을 이유로, 동양매직으로 인수방향을 선회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