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정부가 지난달 26일 국회에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놓고 여야 대립이 열흘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번주 예정된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담판이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지난 4일 회동에서 이번주에는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담을 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원칙적으로 동의한 상태다. 여야 요구사항 모두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일정이 잡히지는 않았지만 이번 회동을 통해 추경을 둘러싼 여야 대치 국면이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 국회는 상임위원회 별로 추경안 심사를 하고 있고, 보건복지위원회의 경우 지난 3일 정부 원안보다 837억 증액된 3510억원의 추경안을 가장 먼저 통과시켰다. 야당은 다만 현안이 있는 일부 상임위의 추경안은 당 차원의 합의가 선행돼야 통과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여당과 야당이 서로 다른 선결조건을 내세우며 각자의 뜻을 굽힐 생각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야 3당은 지난 3일 원내대표 회동을 통해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기간 연장,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백남기씨 사건 청문회 개최, 서별관회의 청문회 개최, 사드 특별위원회, 검찰개혁 특위 설치 등 8가지 추경 통과 선결조건을 합의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노동 4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규제개혁특별법, 규제프리존법, 사이버테러방지법 등을 추경안과 함께 처리한다면 야당이 내건 선결조건을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역제안했다. 검토할 용의가 있다는 것뿐이지 통과시키겠다는 뜻은 아니다.
김명연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7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야당이 민생과 관련된 추경을 정치적 쟁점과 함께 엮으며 분위기를 몰아가려는 것 같은데 추경은 정치적 쟁점과 무관하다”며 “야당은 총선의 민의를 잘 살펴보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기동민 더민주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연일 경제살리기 타이밍을 강조하며 처리 속도를 압박하고 있다”며 “국회는 정부의 거수기가 아니다. 국회 예산안 심사의 중요성을 망각한 채 졸속 심사를 강요하는 행위는 결코 있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야 3당의 8개 합의안은 민생과 국민적 관심에 부응하기 위한 절박함의 결과다. 지금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고연호 국민의당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추경안에 포함된 끼워넣기 예산 남발을 지적하며 “정부는 이번 추경에 구조조정과 일자리 창출,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민생이라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더욱 충실하게 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번주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으로 추경이 통과될 수 있을지 관심이 높다. 사진은 지난 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 회의를 열고 추경을 심사하는 모습. 사진/뉴스1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