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경기 침체로 성장 둔화를 보이는 유럽시장에서 신차를 대거 선보이는 정공법을 택하면서 위기 극복에 나선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는 올해 1월~7월까지 유럽시장에서 누적 생산판매 총 20만3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6.0% 성장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판매가 급감하면서 지난달 1만5000대로 전년 대비 36.4% 하락했다.
기아차(000270) 역시 올해 누적판매 총 19만4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0.6% 떨어졌다.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하반기 들어 판매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지난달 1만6000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38.1% 급락했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유럽시장에서 판매 총력전을 펼치기 위해 정공법을 택했다. 경쟁력 있는 신차를 대거 투입해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9월 중 신형 ‘i30’를 우리나라와 유럽시장에 동시에 선보이고 시장공략에 나선다. 현대차 i30는 유럽시장에서 현대차 브랜드를 알린 일등공신 모델로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준중형 해치백이다.
지난 2011년 2세대 모델이 출시된 지 5년만에 선보이는 3세대 신차다. 3세대 i30는 1.2리터 4기통 터보엔진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1.2 터보엔진은 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19.3kgm로 2리터 자연흡기 엔진과 유사한 토크가 실용 회전 구간에서 발생된다.
이를 통해 높은 연비와 낮은 이산화탄소 배출량, 경쾌한 주행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또 외관 디자인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헥사고날(육각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비슷한 디자인이 적용돼 한층 세련되고 고급스런 이미지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i30는 국내에서 해치백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좋지 않아 빛을 보지 못한 모델 중 하나다. 하지만, 실용성과 디자인을 중시하는 유럽에서 i30은 현대차의 판매량을 견인하면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실제로 i30는 지난해 유럽에서 7월 7010대, 8월 5933대, 9월 1만1445대를 판매하면서 i 시리즈 가운데 월별 가장 많은 판매를 기록한 바 있어 기대감을 높이는 모델이다.
기아차는 유럽 전략형 모델인 ‘K5 스포츠왜건’을 다음달 유럽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올해 ‘2016 제네바 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인 K5 스포츠왜건은 유럽 소비자들의 기호를 반영해 기존 K5를 기반으로 제작한 왜건형 모델이다. 특히 유럽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D세그먼트 가운데, 왜건은 절반에 가까운 판매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K5 스포츠왜건’은 스포츠 스페이스 콘셉트카의 디자인을 계승한 모델로 역동적인 디자인과 넓은 적재공간을 자랑한다. 전면부는 기존 신형 K5의 디자인을 유지했고, 측면부는 왜건 특성을 살린 강렬한 숄더라인을 도입해 볼륨감을 줬다.
현재 엔진은 1.7디젤과 2.0가솔린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2.0가솔린 터보를 장착한 GT모델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제원은 전장 4855㎜, 전폭 1860㎜, 전고 1470㎜이다. 트렁크 적재용량 553리터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차는 올해 하반기 유럽시장에서 친환경차 모델을 대거 출시한다. 현대차 아이오닉, 니로, K5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성공적인 론칭을 통해 유럽에서 친환경차 이미지를 부각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현대차 친환경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 하이브리드(HEV)와 전기차(EV), 기아차 소형 하이브리드 SUV 니로를 유럽에서 시판할 계획이다. 현대차 아이오닉은 복합연비 22.4km/l로 전세계 하이브리드 시장을 석권해온 토요타 프리우스의 연비 수준을 웃돈다.
앞서 기아차 니로가 유럽을 중심으로 수출되면서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하이브리드 SUV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한 기아차 니로는 넓은 실내공간과 우수한 동력성능, 뛰어난 상품성으로 흥행몰이에 나서고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유럽시장에서도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경쟁력이 충분히 발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 역시 1회 충전으로 평균 191km를 주행할 수 있어 실용성을 대폭 강화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현대·기아차는 “시장이 어렵지만 이들 신차들이 제 몫을 해준다면 유럽 전체 자동차 시장의 성장률을 상회하며 시장 우위를 높이는 것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