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가 9일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을 은폐한 정황이 담긴 삼정회계법인의 실사보고서를 공개하며 관련 당국의 해명을 촉구했다.
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고서에서 2015년 상반기에 공시되었던 3조2000억원의 영업손실 외에도 3조1000억원에 달하는 추가 손실이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분식회계를 통해 3조1000억원의 추가 손실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심 대표는 “정책당국은 분식을 확인하고도 대규모 지원을 강행한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며 "자본잠식에 따른 관리종목 편입 및 회계부정에 따른 상장폐지를 모면하고자 고의적으로 은폐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또 서별관회의에서 결정한 대우조선해양 지원액에도 의혹을 제기했다. 보고서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의 정상화를 위해 올해 최대 2조4000억원이 필요하다고 제시했지만 서별관회의에서는 이보다 1조8000억원이 많은 4조2000억원의 지원을 결정했다. 심 대표는 “과도한 신규 자금 지원 결정을 누가, 왜 했는지 정책당국은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심 대표는 실사보고서 작성 목적에 대해서도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언급한 대우조선해양의 부실 실태 파악을 위한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고서는 ‘회사의 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사업구조 개선 방안을 도출' 하는데 있다고 밝히고 있다”며 “애초부터 보고서가 부실 규명은 뒷전이고 대우조선해양의 정상화 지원을 전제로 작성되었다는 의심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심 대표는 이번 의혹을 계기로 서별관회의 청문회를 통해 대우조선해양 임직원과 관리감독을 맡은 당국자들의 책임을 철저히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천문학적인 재정을 투입하면서도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 청문회 없는 추경은 불가능하다”며 청문회의 조속한 실시를 촉구했다.
심 대표는 이날 공개한 실사보고서의 출처를 밝히지는 않았다.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대우해양조선 실사보고서 분석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