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되레 급증..올해만 30만명↑

女 비정규직 늘고 男 감소
정규직-비정규직 임금차 100만원 육박
자영업자 크게 줄어 비임금 근로자 ↓

입력 : 2009-11-04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장한나기자] 지난해 경기침체로 비정규직 근로자가 급증하고 처우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비정규직 근로자는 지난해보다 30만명 더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이들 임금은 감소, 정규직과의 임금 격차는 100만원으로 벌어졌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09년 8월 근로형태별 및 비임금 근로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으로 비정규직 근로자는 지난해보다 30만9000명 증가한 575만4000명이었다.
 
정규직 근로자는 6만6000명 늘어난 1072만5000명으로 전체 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5.1%였다.
 
◇ 비정규직, 줄었다가 다시 늘어..32만명 급증
 
비정규직 근로자는 비정규직보호법 등 정부의 정책적 조치 등으로 감소 추세였다가 지난해 9월 세계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은 이후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비정규직 근로자는 재작년 8월 570만3000명, 지난해 8월 544만5000명까지 떨어졌다가 경기침체로 늘어나기 시작해 올해 3월 537만4000명, 8월 575만4000명까지 올라갔다.
 
대부분 여자 비정규직 근로자가 늘었다. 32만7000명 증가해 지난해보다 11.9% 많아진 반면, 남자는 오히려(1만8000명) 0.7%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40세 이상에서 38만1000명 늘어 12.9% 증가율을 보였다. 정부가 추진한 공공사업에 장년층 이상이 주로 참여하면서 이들 중심으로 비정규직 근로자가 늘어났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장)는 "어려운 시기에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것이 여성, 고령층이어서 이들을 중심으로 비정규직 근로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또 정부의 희망근로프로젝트 등으로 고령층 비정규직이 증가한 것도 눈여겨 볼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학력별로도 비정규직은 전 계층에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고졸자가 지난해보다 8만4000명 늘어 전체의 43.7%(251만3000명)를 차지한 가운데 대졸 이상 학력자도 지난해보다 3만1000명이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대졸자 비정규직 근로자는 163만3000명으로 집계됐고 중졸 이하는 19만4000명 늘어난 160만9000명으로 나타났다.
 
◇ 정규직과 임금차 '100만원'
 
비정규직 근로자의 임금은 지난해보다 더 떨어졌다.
 
올해 6월에서 8월까지 월평균 임금 기준으로 120만2000원. 지난해보다 9만4000원 감소한 금액이다.
 
반면 정규직 근로자 임금평균은 220만1000원으로 작년보다 7만4000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임금 격차는 99만원으로 100만원에 육박, 지난해의 83만원보다 더 커졌다.
 
이병훈 교수는 "경기 침체기간에도 정규직은 자기 몫을 지킬 수 있는 힘이 있으나 비정규직은 그렇지 못하다"며 "노동조합도 없고 고용이 불안한 상태라 경기 타격을 그대로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자영업자 등 비임금 근로자는 감소했다.
 
역시 경기적 요인으로 경기 침체 타격을 받아 영세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많이 줄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만3000명이나 감소했다.
 
주로 도소매·음식숙박업에서 15만명(5.7%) 줄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비임금 근로자가 소속돼 있는 사업체의 62%는 개인 사업체로 나타났으며 신규 자영업자의 경우 40% 가량이 500만원 미만으로 사업을 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인숙 통계청 고용통계팀장은 "비임금 근로자는 계속 줄어드는 추세"라며 "올해는 특히 경기부진의 영향으로 취약계층근로자, 영세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많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뉴스토마토 장한나 기자 magar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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