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철강3사,후판 결제대금 놓고 갈등

법조계 "채권 변제 탄원서 접수는 통상적인 일"

입력 : 2016-08-10 오후 3:40:08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기업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STX조선과 철강3사가 결제대금을 놓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후판을 먼저 공급해달라는 STX조선과 결제계획을 요구하는 철강3사간의 갈등이 커지는 양상이다.
 
1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005490)동국제강(001230), 현대제철(004020) 등 철강3사는 최근 STX조선해양을 상대로 원자재 구매 관련 채권을 우선으로 변제해달라는 공동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지난달부터 STX조선에 대한 법정관리가 시작되면서 모든 채무가 동결됐다. 이에 따라 STX조선에 후판을 공급해오던 철강3사가 결제대금을 받지 못하게 된 것.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동국제강, 현대제철의 결제대금은 각각 373억원, 332억원, 142억원으로 총 850여억원에 이른다.
 
STX조선은 대금의 85.77%를 출자전환 방식으로 갚고 나머지는 10년 상환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철강3사는 다른 변제계획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STX조선이 국내 업체들에는 어음결제, 외상 거래를 했지만 수입산에는 현금 거래에 기반한 지급보증용 신용장 방식(L/C) 를 통해 구매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체들은 역차별 당했다며 억울해하고 있다. 
 
현재 STX조선해양은 후판 추가공급을 요청하고 있고, 철강3사는 채무 해결에 대한 계획 없이 추가 공급은 어렵다며 맞서는 상황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STX조선을 다같이 살리기 위해 어려운줄 알면서도, 어음기일을 연장해가면서 후판을 공급하고, 배려해왔는데 뒤통수 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STX조선이 추가적으로 다른 자구 노력을 하면서 공조를 요청하면 모르겠지만 아무 노력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자재 제공은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다.
 
하지만 회생 절차 과정에서 해당기업에 대한 채무자들의 탄원서 접수는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일로, 업계에서는 이번 탄원서로 인해 철강3사가 빠른 시일내로 결제대금을 회수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 관계자는 "회생계획안 제출기간이 다음달 9일"이라면서 "탄원서 내용이 반영되는지 여부는 그 이후에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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