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지위 회복을 위한 노력에 매진하고 있다. 중국 특화 라인업 '갤럭시C' 시리즈를 6월 초 선보인 데 이어, 하반기 전략 모델인 갤럭시노트7도 중국 버전 별도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시장 5위권 밖으로 밀려난 이후 절치부심하고 있지만 과거 영광을 되찾는 길은 여전히 험난하다.
삼성전자 모델이 11일 열린 국내 미디어데이에서 갤럭시노트7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의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고동진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지난 11일 갤럭시노트7 국내 미디어데이에서 "중국에서 6GB 램과 128GB 저장공간을 갖춘 갤럭시노트7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샘모바일 등 IT 전문매체들이 중국향 별도의 모델 출시 소식을 전하자, 이를 시인한 것. 현재 갤럭시노트7은 4GB 램, 64GB 내장메모리의 단일 모델로 글로벌 출시 예정이다.
고 사장은 "중국의 경우 로컬 제품들이 고용량 내장 메모리를 활용해 공격적 마케팅을 하고 있다"며 "각 지역 상황에 따라 모든 의견을 반영해 최대한 수렴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갤럭시노트7의 경우 마이크로SD 슬롯을 통해 최대 256GB까지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128GB 내장 메모리를 탑재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내부적 논의는 계속하고 있다"며 "이로 인한 국내 소비자 역차별 논란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삼성의 중국 특별대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갤럭시C5와 갤럭시C7을 출시했다. '딱 좋다'는 캐치프레이즈를 앞세워 출격한 갤럭시C 시리즈는 가성비로 중국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로컬 업체들을 의식한 듯 가격을 40만원대로 책정했다. 그럼에도 풀메탈 디자인과 6.8mm의 얇은 두께, 풀HD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 고속충전 기능 등 프리미엄 모델에 비견할 만한 스펙을 갖췄다. 알리페이와의 제휴로 범용성을 높인 삼성페이로 차별화도 꾀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3월 갤럭시S7 출시 때는 국내보다 중국에서 먼저 미디어데이를 개최하며 중국 시장을 중시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중국 내 성적은 여전히 신통치 않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6.8%로 샤오미와 공동 5위에 랭크됐다. 오포(22.9%), 화웨이(17.4%), 비보(12.0%) 등 신흥 3인방은 물론 애플(9.0%)에게도 뒤쳐졌다. 이들 중 지난 2년간 점유율이 지속 하락한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같은 기간 모델별 시장점유율 톱10에는 1위를 차지한 오포 R9(5.0%)을 비롯 샤오미, 애플, 비보 등의 모델이 고루 이름을 올렸지만 삼성전자의 갤럭시는 없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