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정규직 줄이고 기간제 늘려…체질개선 가속화

올 상반기 정규직 900명 이상 감소…기간제는 300명 늘어
일각 "경직된 인력구조 탓…수익성 감소에 인건비 부담 증가"

입력 : 2016-08-22 오후 3:19:26
[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은행권이 조직 슬림화를 통한 체질개선을 가속화하고 있다. 올해 들어 공개채용 인원을 줄인데 이어, 기존 인원도 감축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른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해 인력감축 카드를 꺼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2일 국내 13개 은행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이들 은행의 정규직은 915명 줄었다.
 
은행별로 보면 이 기간 국민은행의 정규직은 328명 감소했다. 이어 우리은행(310명), 신한은행(192명), KEB하나은행(53명) 등 순이었다.
 
이는 올 상반기 희망퇴직이 실시된 데다, 대졸 공채 등 정규직 채용은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 기간 신한·국민·우리·KEB하나·농협 등 5대 은행의 희망퇴직자 수는 총 1052명에 달했다.
 
올 상반기 대졸 공채를 실시한 은행은 신한은행(184명)이 유일했다. 우리은행은 공채가 아닌 서비스 직군 140명을 채용했다.
 
올 하반기에도 국민은행(300명), 신한은행(200명),우리은행(000030)(200명) 등이 대졸 공채를 계획하고 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채용인원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정규직 인원이 감소하고 있지만 기간제 인력은 오히려 증가세다.
 
올 상반기 국민·신한·KEB하나·우리·기업 등 주요은행의 기간제 근로자는 지난해 말보다 301명 증가했다.
 
이는 은행권의 경직된 인력구조 탓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저금리 기조 지속으로 수익성은 하락하고 있어 인건비 부담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 수익성의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지난 2007년 말 2.7%에서 2013년 1.88%로 1%대에 진입한 이후 지난해 말에는 1.53%로 급감했다. 지난 2005년 20.52%에 달했던 시중은행 자기자본순이익률(ROE) 역시 4.32%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은행의 1인당 당기순이익은 급감하고 있다. 지난 2011년 1억600만원 수준이던 국내은행의 1인당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2900만원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20%대 수준이던 총이익 대비 인건비율도 30%를 넘어섰다.
 
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지만 최근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은행들이 경직된 인력구조를 바꾸기 위해 기간제 인력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른 전문가는 "은행의 미래 먹거리인 핀테크의 발전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핀테크 발전으로 점포와 ATM기를 축소하면 기존보다 필요한 은행인력은 줄어들고 그때그때 필요한 기간제 인력만 채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정규직을 줄이고 기간제 인력을 늘리는 등 인력 구조를 개편하고 있다. 서민금융&취업 박람회에서 행사장을 취업준비 시민들이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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