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국내외 주식형펀드 환매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신흥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로 자금 유입이 유입되고 있다.
2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흥 아시아 주식형펀드에 연초 이후 1630억원이 유입됐다. 특히 최근 한 달 사이 800억원이 늘어나 유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NH투자증권 분석을 봐도 2014년, 2015년 2년 연속 선진국 중심이었던 자금 유입이 올들어 신흥국으로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진국과 비교해 밸류에이션 상 저평가되어 있다는 매력과 함께 올해부터 선진국과의 장기성장률 격차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충격이 대부분 선진국에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금리인상 지연이 신흥국 증시 반등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동시에 시행되며 경기부양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신흥 아시아 주식형펀드가 주로 투자하는 지역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이다.
연초 이후 MSCI 선진국지수와 동남아지수의 수익률 차는 약 10%다.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은 15% 이상 성과를 거둔데 반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증시는 보합권의 흐름이었다. 글로벌 투자자금 흐름도 세부적으로는 차이가 있었다. 연초 이후 인도네시아 주식형펀드에는 4억달러가 집중된 반면, 태국 주식형펀드로는 5억달러가 감소했다.
최근 한 달새 자금 유입액이 가장 두드러진 펀드는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증권자(주식)'로, 269억원이 늘었다. 이어 '삼성아세안증권자투자신탁2[주식]'(102억원), '유리베트남알파증권자투자신탁[주식]'(69억원),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증권자UH(주식)'(59억원) 등이 뒤를 이어 전체적으로 베트남 지역에 대한 투자 수요가 큰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메리츠자산운용이 내달 12일 베트남 주식과 우량 국공채, 장외주식(IPO)에 장기 투자하는 '메리츠 베트남증권[주식혼합] 펀드' 설정을 앞두고 있어 눈길을 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장기 투자를 권장하기 위해 이 펀드를 10년 폐쇄형 구조로 내놓았다.
유동완 연구원은 "글로벌 IB와 수급을 감안하면 신흥 아시아 지역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은 적절해보인다"며 "다만 역사적인 변동성이 크다는 것과 최근 한 달간 신흥 아시아 증시의 상승탄력이 다소 둔화됐다는 점을 감안해 과도한 비중보다는 포트폴리오 투자의 일부로 접근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올들어 신흥 아시아 지역 투자 펀드로 자금 유입이 두드러진다. 특히 베트남 지역에 대한 투자 수요가 큰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베트남 하노이 전경. 사진/뉴시스·위키피디아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