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진만기자]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비전은 ‘사람, 자연, 미래를 위해 더 나은 가치를 창조하는 글로벌 파트너’이다.
이는 곧 자연 친화적 건축물 건설 확대를 통해 오랜 시간 지속할 수 있는 세계적 건설사로 성장하겠다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야심 찬 포부다.
◇ 친환경건축 기술개발 ‘박차’
최근 친환경 건축물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이런 추세에 맞춰 녹색 경영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보고 이와 관련된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 들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추구하는 친환경 미래형 주택은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주택 건설이다. 태양광, 태양열, 풍력 등 대체 에너지를 최대한 극대화해 주택 시스템에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이런 ‘에너지 제로’ 주택에 도전하기 위해 올해 초 연구기술 조직을 대폭 강화했다.
기술연구소를 기술연구센터로 확대했고 친환경연구팀을 친환경연구소로 개편하는 등 녹색경영을 강조했다.
특히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이런 친환경 건축 설계를 위한 노력은 전사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06년 최고경영자를 위원장으로 하는 환경경영위원회를 만들어 환경경영위원회 안에 녹색상품, 녹색구매, 녹색사업장, 녹색파트너십 등 4개의 소위원회로 구성해 건설 전 과정에서 환경경영을 추구하고 있다.
이외에도 친환경 자재를 우선 구매하는 시스템도 갖춰놓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공사과정에서 오염물질 배출도 최소화 한다는 경영 방침을 세웠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환경부와 지식경제부가 주관한 ‘2009 국가환경경영대상’에서 종합대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한 바 있다.
◇ 일원동 ‘래미안 갤러리’ 오픈..업계 최초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친환경 건축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친환경 건축물에 대한 수요자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최근 여러 건설사들이 앞다퉈 아파트 주택문화관을 지으며 친환경 건축기술을 선 보이고 있는 가운데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주택문화관이 가장 눈에 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지은 일원동 ‘래미안 갤러리’는 건설업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주택문화관으로 향후 래미안 아파트에 적용될 친환경 아파트 건축 자재들을 미리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은 이곳에 전시된 친환경, 저에너지 건축 기술을 보고 직접 시연에 참가할 수도 있어 친환경 건축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이곳에서는 주거용 대체 에너지 시스템으로 태양광을 모아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집광판이 부착된 ‘발전유리’와 배기구의 바람을 이용해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소형배기풍력시설’ 등이 전시돼 있다.
또 지중열을 활용한 냉난방 시스템과 태양열을 이용한 가로등, 빗물 이용 시설, 중수도 시설 등도 볼 수 있다.
래미안 갤러리에서 보여준 모든 친환경 기술들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야심 차게 내놓은 친환경주택인 ‘그린 투모로우’에 그대로 적용됐다.
◇ 친환경기술 결정체 ‘그린 투모로우’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친환경주택기술의 결정체는 지난 9일 첫선을 보인 ‘그린 투모로우’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중동에 위치한 그린 투모로우는 순수 국내 친환경기술로 만들어진 친환경주택이다.
실제 적용 가능한 68가지 친환경기술이 도입돼 화석에너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이산화탄소 발생이 ‘제로’인 말 그대로 ‘에너지 제로’ 건축물이다.
그린 투모로우는 친환경 자재, 에너지 저감형 IT기기, 폐기물 재활용 등의 기술을 적용해 기존 건물 대비 44%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보여준다.
특히 재생목재, 바이오 융합자재 등 친환경 마감재와 생태적 기법을 적용한 친환경 조경 등으로 탄소제로를 실현해 국내 최초로 미국 그린빌딩협의회가 주관하는 친환경 건축물인증제도 LEED의 최고 등급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이규재 삼성물산 기술연구소 부사장은 “향후 삼성물산이 건설하는 모든 건축물에 대해 ‘그린 투모로우’를 통해 검증된 기술을 적용할 것”이라며 “모든 건축물이 그린 투모로우가 업그레이드 된 형태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6월 입주 예정인 용인 동천 래미안 아파트에 그린 투모로우의 시스템이 가장 빨리 적용될 예정이다.
이 곳에서는 지열에너지를 비롯해 태양광, 태양열, 풍력, 중수, 반사 거울 등 대체에너지 관련 기술이 총체적으로 쓰일 예정이다. 특히 태양광발전 시스템은 단지 내 인공폭포 등 수경공간에 필요한 전력을 대체할 전망이다.
태양광 시스템으로 절감하는 전력요금은 연간 1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회사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또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오는 2013년부터 아파트 단지에서 사용하는 냉난방 에너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래미안을 순차적으로 공급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그린 투모로우 기술을 오피스 빌딩 등 건축물에도 확대 적용해 제로에너지 빌딩을 실현해 나간다는 계획도 구상 중이다.
◇ ‘그린 투모로우’ 특징은?
그린 투모로우의 핵심은 친환경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해내는 것 이전에 자연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빛과 열을 최대한 보존하고 활용해 에너지 사용을 대폭 절감한다는 점이다.
그린 투모로우는 다른 일반 주택과는 달리 많은 창문과 문이 만들어진 것이 특이할 만 하다. 실제로 자연의 빛과 열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정남향과 장방형 구조로 설계됐다.
복도 천정에 하늘로 향한 창문을 내고 화장실의 경우 빛을 반사시켜 내부를 비추는 ‘광덕트’를 설치해 별도의 기기 없이 자연의 빛과 열을 활용하도록 했다.
내부로 들어온 빛과 열은 고단열을 통해 그린 투모로우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활용된다.
예를 들어 가정용 냉장고의 단열을 위해 개발된 진공단열보드는 건물의 단열재로 활용했고 창호는 3중창으로 마감했다.
윤연주 삼성물산 친환경에너지 연구소 주임은 “그린 투모로우는 창문이 많이 설치 돼 있어 언뜻 난방효과가 부실할 것 같이 보이지만 일반주택과는 달리 3중창을 사용해 단열효과가 탁월하다”고 말했다.
또 벽에는 이중외피시스템을 적용해 일반 창호대비 높은 효율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했고 옥상에는 식물을 심는 옥상녹화로 단열성을 높였다.
단열 성능을 높이면서 발생하는 환기저하문제는 맞통풍이 가능한 설계를 통해 자연환기가 잘 이뤄지도록 했다.
여기에 열회수형 환기장치를 적용해 열손실을 최소화하고 환기효과를 극대화했다.
그린 투모로우의 또 다른 특징은 기존 주택과 비교해 에너지를 최대 56%를 절감하고 나머지 44%는 태양광, 태양열, 지중열,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해결한다는 점이다.
그린 투모로우의 주 에너지원은 연간 21MWh를 생산하는 지붕형 태양광발전을 비롯해 창문에 설치된 블라인드형 태양광발전, 연료감응형 태양광발전 등이다. 야간의 경우 마당에 설치된 소형풍력 발전기가 전기생산을 대체한다.
이외에도 그린 투모로우에 사용되는 각종 가구는 폐목재와 대나무, 코르크 등 생장주기가 짧은 친환경 자재로 만들어졌다.
◇ 아파트 적용 어려움·고비용이 난제
가장 큰 문제는 그린 투모로우와 같은 친환경주택이 실제로 시중에 판매될 수 있는 상품인가 여부다.
11년 전부터 시판에 들어간 일본의 경우 전체 주택의 90%가 단독주택인 반면 우리나라는 50% 이상이 아파트여서 그린 투모로우에 적용된 친환경기술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단독주택과 달리 아파트의 경우 천정은 지붕이 하나이고 지중열 역시 좁은 면적에서 이용할 수밖에 없어 아무래도 에너지 효율이 단독주택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경제성 역시 문제다.
최근 정부가 제시한 ‘녹색도시·건축물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보금자리주택의 에너지 사용량을 지금에 비해 25∼30%까지 줄이기 위해선 필요한 신재생에너지 시설 등을 설치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전용면적 85㎡인 보금자리주택의 분양가격은 3.3㎡당 8만∼10만원, 가구당 192만∼240만원 가량 상승할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이는 곧바로 분양가 인상으로 이어져 부담은 고스란히 수요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규재 삼성물산 기술연구소 부사장은 “그린 투모로우는 상업용으로 시판할 모델은 아니다”라며 “2013년까지 경제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시스템의 효율을 높여 일반주택과의 가격 차를 15~20%내로 줄이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점은 그린 투모로우와 같은 친환경주택은 지역적 특성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이다.
태양광 발전의 보조역할을 충분히 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소형풍력 발전의 경우 바람의 세기가 약한 지역은 풍력을 사용한 에너지를 제대로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그린 투모로우가 있는 용인 동백 일대는 바람 세기가 약해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만큼의 발전량을 얻기 힘들었다는 후문이다.
정기덕 그린 투모로우 현장소장은 “지역적, 지리적 특성과 기후 등 외부환경을 고려한 기술의 선택과 집중, 에너지제로 건축물에 걸맞은 입주민의 에너지저감형 생활패턴 활성화 등 그린 투모로우 건설과 운영은 향후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최진만 기자 man2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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