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중국이 '꿈의 신소재'로 주목받는 그래핀 관련 특허 건수 세계 1위를 기록하며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그래핀은 구부러지는 물성이 좋아 향후 웨어러블 기기 등 반도체 부품소재로 촉망 받는다.
소비자가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그래핀 웨이퍼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24일 대한무역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세계 그래핀 시장은 2009년 이후 급속히 발전했다. 현재 전세계 200개가 넘는 기관에서 그래핀 기술 개발에 매진할 정도로 시장 선점경쟁이 치열하다.
그래핀이란 탄소 원자를 이용해 원자 1개 두께로 만든 얇은 막의 물질이다.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도가 높아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특히 탄성이 뛰어나, 늘리거나 구부려도 전기적 성질을 잃지 않아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나 전자종이, 웨어러블 기기 등을 만드는 부품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중국은 그래핀 시장에서 선두주자다. 중국 국영연구기관인 중국과학원 산하 닝보소재연구소에서 발표한 '2015년 그래픽 전문기술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그래핀 특허출원 건수는 2009년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2014년에는 5000여건에 육박했다. 지난해에는 중국이 전체 특허출원 건수의 46%를 차지하며 세계 특허보유 건수 1위에 올랐다. 이어 한국, 미국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중국의 고성장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영향이 크다. 중국 정부는 후진타오 체제 시절 만든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인 '12.5 규획'에 따라 신흥산업 지원의 일환으로 국가자연과학기금회를 통해 3억위안이 넘는 금액을 그래핀 산업에 지원하고 있다. 중국 그래핀 분야의 시장규모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오는 2020년에는 산업 규모가 1000억위안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도 그래핀 관련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국내 그래핀 관련 특허출원은
삼성전자(005930)(224건, 7.7%)와 삼성 계열사(225건, 7.7%)가 가장 활발하다. 이어 LG 계열사(180건, 6.2%), 성균관대학교(147건, 5%) 순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상용 리튬이온전지보다 2배에 가까운 에너지밀도를 구현할 수 있는 고결정 그래핀 코팅 실리콘 음극 소재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문제는 중국이 그래핀 시장의 기술 상용화를 선점했을 경우다. 이럴 경우, 웨어러블 기기 등 반도체 부품소재 시장에서 한국 기업은 경쟁력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의 그래핀 응용기술 원천특허 확보와 조기 상용화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기업의 공격적인 투자가 필수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지만 산업사슬 형성이나 시장규모 확대 부문에 있어서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한국도 전폭적인 지원 아래 기술 확보로 시장 선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특허청 관계자는 "한국의 그래핀 응용화 기술과 생산 프로세스에 대한 원천특허 확보와 이를 바탕으로 한 조기 상용화의 실현으로 독보적인 글로벌 시장의 선점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