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스마트폰서 외면받는 ‘국산 SW’

삼성·LG, 보안·오피스 외산 일색…“국내 SW, 글로벌 시장 타깃 삼아야”

입력 : 2016-08-24 오후 6:12:38
[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국산 스마트폰에서 국산 소프트웨어(SW)가 철저히 외면 받고 있다.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의 주요 스마트폰에서 국산 SW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갤럭시S7 이상의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은 기본 보안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인텔 시큐리티의 모바일용 보안 솔루션 ‘맥아피 바이러스 스캔 모바일’을 탑재했다. 각종 디바이스에서 악성코드가 난무하는 가운데, 특히 개방형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보안 앱은 필수다. 보안 앱은 외부의 침입 여부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며, 발견 시 이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사진/박현준 기자
 
맥아피 바이러스 스캔 모바일은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6부터 갤럭시S 시리즈와 노트 시리즈에서 탑재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체 OS인 타이젠을 탑재한 스마트폰 ‘Z2’에도 맥아피 바이러스 스캔 모바일을 기본 프로그램으로 채택했다. LG전자도 2014년 출시된 스마트폰 ‘LG G3’부터 인텔시큐리티의 ‘맥아피 모바일 시큐리티’를 기본 보안 앱으로 두고 있다. 양사는 갤럭시S6와 G3 이전 모델에는 안랩(053800)의 ‘V3 모바일’을 기본 보안 앱으로 주로 탑재했다. 현재는 인텔시큐리티가 V3 모바일을 밀어내고 기본 보안 앱 자리를 꿰찼다.
 
이경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스마트폰 제조사는 보안 앱도 시장성과 경제성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다”며 “글로벌 시장에 출시되는 제품에 해외 주요 국가에서 통용되는 보안 제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안뿐만 아니라 모바일 오피스 앱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오피스가 기본 앱으로 자리매김했다. 갤럭시노트7은 처음 제품을 실행하면 삼성 멤버스·S헬스 등 삼성의 앱이나 계산기 등 기본 앱의 설치 여부를 묻는데 오피스 앱은 MS의 엑셀·파워포인트가 포함됐다. 클라우드 앱인 MS의 원드라이브도 기본 앱에 포함돼 동의하면 설치된다.
 
국내 대표 오피스 기업 한글과컴퓨터(030520)는 일부 지역에 한해 갤럭시노트7에 자체 오피스인 ‘한컴오피스’를 탑재했다. 국내 오피스 시장에서 한컴은 2013년부터 꾸준히 점유율을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MS에 절대적으로 뒤진다. 한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MS는 지난해 국내 오피스 시장의 71%를 장악했다. 한컴은 29%에 그쳤다. 
 
이 교수는 “국내 보안이나 SW 기업들이 거대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자본이나 규모 면에서 뒤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해외 기업과의 협업 등을 통해 시작부터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삼고 제품을 만들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제조사들의 국내 SW 중시 정책도 필수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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