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올 상반기 실적 고공행진에 성공한 대한항공(003490)이 직원 1인당 평균보수 인상률을 임원에 비해 인색하게 책정해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6일 대한항공의 올 상반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대한항공 등기이사 4명의 1인당 상반기 평균 보수액은 6억6436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억1963만원 대비 27.8% 늘었다.
또 사외이사 3명의 1인당 평균보수액도 1년새 1510만원에서 2079만원으로 37.7% 증가했고, 감사위원회 위원 또는 감사(3명) 역시 1674만원에서 2541만원으로 51.8%나 껑충 뛰었다.
반면, 직원 1인당 보수 증가액은 지난해 3222만원에서 올해 3540만원으로 9.8% 증가하는데 그쳤다. 상승폭이 가장 적은 등기이사와 비교해도 보수 상승폭 격차가 3배에 가까운 셈이다.
이는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 직원 1인당 평균급여액이 지난해 2700만원에서 2800만원으로 3.7% 증가하는 동안 등기이사 4명의 인당 평균 보수액이 1억6148원에서 1억3241만원으로 18% 하락한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2분기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전 노선에 걸친 고른 수요 증가와 저유가 기조에 따른 유류비 절감 호재를 맞으며 올 상반기 매출액 5조6847억원, 영업이익 4825억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57.6%나 껑충 뛰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지난2010년 5722억원 이후 6년만의 최대치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올 상반기 매출액 2조7432억원, 영업이익 646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대비 매출액은 4.1%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지만 지난해 12월 경영정상화 방안의 일환으로 임원들이 차량과 연봉 일부를 반납한 것이 상반기 보수에 반영된 탓이다.
올 상반기 실적 고공행진에 성공한 대한항공이 직원 1인당 평균보수 인상률을 임원에 비해 인색 하게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대한항공 여객기가 활주로에서 비행 준비 중인 모습. 사진/대한항공
특히 최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고액 보수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대한항공의 임직원 보수 상승률 격차는 직원과 투자자들로부터 눈총을 사고 있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이 지난 2010년 이후 최근까지 단 한차례 주주배당도 실시하지 않은 상황에서 올 상반기 대한항공 18억1843만원을 비롯해, 한진 6억7425만원, 한진칼 16억2540만원 등 총 41억1808만원을 보수로 수령했다. 이는 국내 대기업 총수 가운데 세 번째로 많은 액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임원의 경우 분기 중간에 임기를 시작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반기 평균 보수액 산출시 상승폭이 커보이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