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준상기자] 시장 안팎의 관계자들은 거래시간 연장이 투자자 편의증진이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거래시간 연장을 통한 거래대금 증가 등 거래확대에 대한 유의적인 효과는 중장기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며 거래확대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기업구조조정, 경제구조와 체질의 개선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거래시간 연장은 투자자들의 편의증진을 위한 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해외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거래시간 연장이 거래대금 증가 등으로 이어지는 효과는 기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거래시간 연장은 투자자의 편의향상은 맞지만 그 이상의 동인은 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이론적으로는 거래시간 연장으로 거래대금이 증가할 수는 있겠지만 이것이 투자자로 하여금 주식거래를 증가시키는 필수조건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거래대금 부진은 거래시간 부족보다는 증시 방향성 부재와 자금의 단기 부동화 지속, 시가총액 회전율의 추세적 하락 등의 요인에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과거 거래시간을 연장했던 시기와 환경이 달라진 점도 인식해야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거래시간을 1시간씩 연장했던 두 시기(1998년, 2000년)와 비교할 때 이번은 연장시간에 비례해 거래대금이 증가한다는 기대는 낮춰야 할 것”이라며 “이전 1시간 연장의 두 시기가 시간과 장소 제약을 덜 받는 온라인 위탁매매가 활성화 되기 전이고, 위탁매매 수수료율 하락으로 인해 거래량과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수익 개선폭도 과거 대비 낮아졌으며, 거래량과 거래대금을 결정하는 것은 여전히 시장상황에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우리나라처럼 고빈도매매가 활성화되지 않은 시장에서는 단순히 거래시간 연장이 거래대금 내지는 거래량의 증가로 이어지는데 분명히 한계가 크다고 지적했다. 황 실장은 “거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주가 상승”이라며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라는 것은 결국 기업들의 펀더멘털(기초여건), 기업 실적 개선 여부 등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거래시간 연장은 단순히 기업의 영업 활동이나 이익 창출 능력과 관계가 없는 부분”이라며 “따라서 일부 내지는 단기적인 거래확대 효과는 가져올 수 있을지 몰라도 이것이 유의적인 영향을 미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실장은 기업구조조정, 경제구조와 체질의 개선이 병행되지 않으면 사실상 거래확대를 유의적으로 가져올만한 재료들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결국 신성장 동력의 발굴, 중소·중견기업들이 규모를 확대해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경제환경의 변화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뚜렷한 거래량 확대를 기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신규 투자자 유입도 정체돼 있고, 기존 투자자들의 고령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점도 부담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황 실장은 이어 “이를 고려하면 얼마만큼 새로운 기업들이 나타나서 성장해줄 수 있느냐가 향후 증시 거래량 등 거래규모를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