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올해 상반기 석유제품 국내 소비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반기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30~40달러 안팎으로 낮게 지속되며 석유제품 소비를 끌어 올린 것으로 보인다.
25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석유제품 소비량은 전년 동기(4억1757만배럴)보다 6.8% 증가한 4억4611만배럴로 집계됐다. 상반기 소비량이 연간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보다 더욱 늘어나면서, 올해 연간 최대 기록도 경신할 가능성이 커졌다.
저유가 영향으로 전 품목의 석유제품에서 전반적으로 소비가 증가세가 나타났다. 수송용에서는 도로·항공·해운·가정 등에서 증가세가 뚜렸했다. 다만 철강 부문의 석유제품 소비(40만1000배럴)는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11.6% 감소했다.
차량용 연료 가운데는 휘발유·경유가 주유소 기름값 하락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 7% 증가했다. 항공유는 6.5%, 석유화학제품의 원료 나프타도 0.9% 늘었다. 액화석유가스(LPG) 소비 역시 지난해 상반기보다 21.5% 증가했다. 다만 이는
SK(003600)어드밴스드가 지난 5월 울산에 LPG를 이용해 석유화학 원료를 생산하는 프로판탈수소화(PDH) 공장을 준공한 데 따른 일시적인 증가세로 파악된다.
이같은 소비 증가에 힘입어 올해 정유사들이 일제히 호실적을 거뒀다.
SK이노베이션(096770),
S-Oil(010950),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상반기에만 합계 4조7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으로 역대 최대실적을 갈아치웠다. 1분기 평균 배럴당 30달러였던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2분기 평균 43달러로 오르면서 재고평가 이익이 발생한 것 역시 영향을 미쳤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올해 정제마진이 하락세를 보여 우려도 있었지만 저유가로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수요가 늘면서 좋은 실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정유사들의 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싱가포르 정제마진(원유를 정제해 휘발유 등 석유제품으로 만들어 남기는 이익)이 3분기 들어 급락하면서 다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1월 9.9달러였던 정제마진이 7월 4.9달러로 손익분기점(BEP)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하반기에도 정유 부문의 하락을 석유화학·윤활유 등 비정유부문이 채우는 양상을 나타낼 전망이다.
이번달 22일 오후 서울 성북구의 주유소 가격표시판에는 휘발유값이 1372원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