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은행들이 어르신들의 눈높이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하나둘씩 늘려나가고 있다. 생체인증 같은 비대면 채널로 젊은 층의 이목을 사로잡는 동시에 이러한 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어르신들의 편의 또한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28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이 핀테크 기술의 발달과 인터넷·모바일뱅킹이 활성화되면서 금융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는 고령자를 위한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먼저 KEB하나은행은 어르신 금융상담 창구를 전국 820개 지점에 설치해 특별 관리에 나섰다. 어르신 금융상담 창구에는 별도로 교육을 받은 경험이 풍부한 직원을 배치해 노인 전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상황에 따라 창구를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또 콜센터 ARS에서 고령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느린말 서비스'를 시행하기로 했다. 전화상담은 시니어 전문 금융상담원을 배치해 고령자 특성에 맞춰 쉬운 용어로 상담하고, 설명한 내용을 재확인하는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KEB하나은행은 지난달 고령자 전용 서비스 우수 은행으로 선정된 만큼 앞으로도 비대면 사용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한 서비스를 지속해서 출시할 계획이다.
◇어르신이 하나은행 '어르신 전용 금융 상담창구'에서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하나은행
신한은행은 65세 이상 어르신들을 위한 '시니어 고객 투자상담창구'를 개설했다. 어르신들이 영업점 상담창구나 프리미엄 라운지 중 한 곳에서 투자상담을 받아 볼 수 있도록 안내표지판을 붙여 놓고 운영 중이다. IT 기기 이용이 가능한 어르신에게 특화된 비대면 채널 서비스도 준비돼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어르신 고객보호를 강화하고 어르신들이 더 편리하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ATM 글자확대, 폰뱅킹 쉬운말 등 전용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100세시대 도래에 앞서 실버세대가 주요 고객층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다음 주에 서울 독산동, 공항동, 수색동, 마들역, 약수동 지점에 어르신 창구를 개설하기로 했다. 이 어르신 창구에는 노인만을 위한 상품을 취합해놓고 큰 글씨로된 안내장과 돋보기 안경 등이 배치될 예정이다.
농협은행은 고령자가 ARS 이용 시 고령자 전용 버튼을 누르면 바로 상담원과 통화할 수 있는 서비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방은행들 또한 어르신 서비스를 강화하는 추세다.
부산은행은 지난 25일부터 전국 266개 영업점 중 소형지점과 영업소 외 188개 영업점에 65세 이상 고객들을 대상으로 '어르신 전담창구'를 설치해 노년층 눈높이에 맞는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거동이 불편하고 은행 방문이 힘든 고령층 고객들을 대상으로 경로당, 어르신 쉼터 등을 직접 방문하는 찾아가는 어르신 은행도 운영할 예정이다.
광주은행은 수익성보다는 지역사회공헌에 초첨을 맞추고 노인 특화점포에 집중하기로 했다. 고령층이 주 고객인 1호점 빛고을건강타운점과 2호점 오치동점은 만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단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이다. 이곳 창구는 거래 시 발생하는 각종 수수료를 면제해 주고 방카슈랑스 등 복잡하고 어려운 업무는 취급하지 않는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